개인투자자의 귀환 : 한국증시의 성질이 바뀐다
개인투자자의 순매매와 고객예탁금을 매일 체크하다보면 깜짝 깜짝 놀랍니다. 조금 과하게 표현하자면 하루에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코스닥 1조원씩 매수하는데 고객예탁금은 줄지 않고 되려 1조원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매일 계산하며 추적하고 있는 개인투자자금순증(개인 코스피와 코스닥 순매매+고객예탁금 증감)은 3월에만 2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뉴스에서도 활동증권계좌수가 올해 117만개가 증가하였고, 3월에만 59만개가 증가하였다 하지요. 그야말로 개인투자자의 귀환이라 해도 과언이 납니다. 개인투자자가 예전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계속 강조드려왔습니다.
오늘 증시토크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귀환 이후 한국증시의 성질,성격이 바뀌게 된다는 점을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증시토크 읽기전 각인 : 빚내서 투자금지! 레버리지투자금지! 자산배분전략 필수! 분산투자 필수!]
ㅇ 2013년 이후 개인은 한국증시에서 떠났고...
2000년 대 초반부터 2007년 초반까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에서 이탈하였습니다. 시장이 상승할 즈음 매도로 일관하고 고객예탁금도 감소하면서 2007년 초까지 개인은 시장과 정반대로 역행하면서 상승장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다가 2007년이 되어서야 "가즈아!"를 외치면서 대규모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었습니다. (이 때는 정말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ㅠㅠ)
결국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이후 개인투자자금 순증은 이어지며 2012년 연초까지 조금씩 유입되었습니다.
[2012년 이후 증시에서 이탈했던 개인투자자 자금은 2020년 일순간에 컴백하였다]
[개인투자자금 순증감 추이 : 계산 lovefund이성수]
그런데!!! 2012년 부터 증시에 실망을 느낀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급격하게 이탈하기 시작합니다.순식간에 30조원대의 순 개인투자자금이 증시에서 떠났습니다. 중간 중간 2015년 차이나버블 때 잠깐 유입되기도 하고, 2018년 남북 평화 분위기에 유입되긴하였지만 2012년 이후 개인은 증시에서 대규모로 떠났습니다.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네.. 맞습니다. 7년여의 시간 그 자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대구, 부산, 광주 등 지방 부동산을 띄우고 그 후에 서울 아파트를 영끌과 가즈아 광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개인투자자 자금은 미국 주식투자와 해외 투자로 방향을 돌리며 한국증시에서 이탈하였습니다.
예전 야구개그 (심현섭씨의 유행어) "우~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라고 말했던 김응용감독의 말이 떠올를 정도로 개인투자자 자금은 한국주식시장에서 떠났습니다.
"우~~ 개인투자자도 없고, 그나마도 미국으로 떠났고..."
ㅇ 개미가 떠났던 증시 : 기관/외국인 장세 속 초저변동성 장세
[2010년대 들어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계속 하향추세였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의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 원데이타참고 : KRX]
그렇게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한국증시에서 떠나고 나니 한국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감소하였습니다. 간헐적으로 증가하려하지만 예전에 비해 레벨다운 된 것을 되돌릴 수 없었지요.
결국 과하게 표현하자면 시장에는 기관과 외국인 그리고 선수들만 남게 됩니다.
선수들만 남아있으니 차익거래와 같은 비시장성 매매가 늘고, 하락할 때는 선수들이 저가에 사주지만 증시가 상승하려하면 바로 매도하니 시장 변동성은 급격히 낮아져 갔습니다.
시장이 신고점을 만들어도 예전같은 폭발적인 힘이 없다보니, 모멘텀이 꺽이니 기관/외국인/선수들은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증시는 2012년 이후 7년 넘게 가두리 장세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답답할 정도의 초저변동성 장세가 우리를 답답하게 하였지요.
특히, 기관/외국인 중심의 장세가 오래 지속되다보니 마치 가뭄에 강물은 흘러도 강가가 메말라가듯 스몰캡과 가치주들이 참 좋은 종목들조차도 이유 없이 하락하는 상황들이 발생되고 대형주만 상승하는 차별화 장세가 해가 갈수록 심화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개인투자자가 7년여 시장을 떠나면서 생긴일입니다.
ㅇ 개인투자자의 귀환 : 시장에는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것
회사의 규정에 따라 움직여야하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입장을 생각 해 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은 주가지수 중심의 패시브 장세를 만들었고 그들이 매매할 수 있는 대형주에만 수급이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 개인투자자가 증시로 급하게 빠른 속도로 귀환하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큰 개인투자자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온 적은 시장규모나 인플레이션 감안하였을 때 1997년 하반기와 1998년 하반기와 비교 할 수 있습니다만 절대적인 금액관점에서 2020년 1~3월 현재까지 36조원 유입된 것이 사례가 없습니다.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말이죠.
[IMF당시 97년과 98년 개인투자자금의 순증과 순매매 그리고 주가지수 추이]
지난 월요일 3월 27일 자 증시토크 "개인투자자들의 연일 증시 돌격 : IMF당시가 오버랩된다.(반전주의)"에서 이야기 못드린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1999년 폭등장은 결국 1998년 하반기에 유입된 당시 3조4천여억원의 개인투자자금 순증이 신호탄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마치 2020년 현재처럼 증시가 극단적으로 저평가된 시점에 유입되었던 당시 개인의 투자자금은 매우 강력한 시장 모멘텀을 증시에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금이 증시를 지배하던 시기 한국증시는 세계 신기록을 자주 수립하였습니다.
WFE(국제증권거래소연맹) 회원국 기준
1998년 한국주가 상승률 세계 3위
1999년 한국 세계8위 상승률, 아사아권 1위 상승률
1999년 증권거래소 거래대금 증가율 세계 1위
2000년은 세계 최고 하락률 ㅠㅠ
2001~2002년 주가상승률 세계 1위
2005년 코스닥지수 상승률 세계 2위 코스피 4위
2007년 한국증시 세계 8위 상승률
..... 하지만 그 후로는... ㅠㅠ
저는, 올해 개인투자자금 순증감을 심각히 분석하기 전에는 최근 몇년간의 증시 변동성 축소와 패시브 전략 심화가 시대적 흐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이 크긴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수였던 개인투자자의 이탈이 지난 7년여 있었던 것을 간과 하였습니다.
그리고 떠났던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역사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증시로 유입되었습니다.
이후 어떤 장세가 나타날까요? 확실한 것은 ... 변동성은 대단할 것입니다.
위로 터지면.. 세계 1위 상승률
아래로 터지면 .. 세계 1위 하락률
여러분은 어디를 바라보고 계실까요?
이번 3월 폭락장이 개인투자자가 증시로 유입되는 시대적 흐름을 가속화 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0년 3월 27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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