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에서 검증과정이 중요한 이유 : 렘데시비르 임상관련 뉴스를 보고
오늘,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렘데시비르 임상 관련 소식(아직은 비공식)이 나오면서 한국증시 뜨겁게 달구어졌습니다. 이번 렘데시비르 관련 임상 소식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 만드는 과정이 투자전략과 너무도 똑같다는 생각 말이죠.
임상실험과도 같은 투자전략의 검증! 주식투자를 하는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입니다만 저와 같은 정량적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투자자에게는 검증된 투자전략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술적 분석을 좋아하시는 개인투자자분들에게도 말입니다.
ㅇ 렘데시비르 임상 관련 자료를 보면서 든 투자전략 검증에 관한 생각.
렘데시비르에 관한 중국 임상 결과가 이미 지난주에 속시원하게 나왔어야 했지만, 유야무야 넘어가는 듯 하여 아쉬움이 남았었습니다. 중국에서의 임상시험 2건의 경우 환자모집이 어려워 중단되기도 하였다하지요. 참으로 임상시험이 케이스 확보를 위해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가운데 시카고의대 연구진의 렘데시비르 2단계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에 오늘 아침 한국증시가 뜨겁게 환호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환자 125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였고, 이 중 113명은 중증환자였는데 이 중 단, 2명만 사망하였고 대부분의 환자가 퇴원했다고 합니다. 중증환자를 이렇게 치료하였으니 이제 "확정!"아닌가 싶은데 오히려 길리어드사에서 이번 임상시험 결과 유출은 "통계적 검증력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임상시험과 투자전략 개발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ㅇ 아이디어 → 개발 → 검증 → 실검증 : 투자전략&의약품 개발의 공통점
투자전략이든 의약품(치료제)개발이든 첫 출발은 합리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됩니다.
코로나 치료제라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작용할 기전들을 찾는 아이디어부터 시작할 것이고,
투자전략이라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투자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연구와 사용을 위한 초기 약품이나 초기 전략 상태를 만들게 되지요.
영화속에서 보면, 어떤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를 천재 박사가 만들었을 때 유일한 희망이라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영화 주인공 스스로가 사용하지만 오히려 알 수 없는 부작용만 일으킬 수 있지요. 그 이유는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투자전략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이디어 속에서 만들어진 투자전략, 왠지 생각만으로보면 엄청난 수익률을 만들듯하여 바로 실전투자에 사용하는 투자자분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예전에 어떤 투자전문가라는 분은 차트에 알록달록하게 뭔가 튀면 매수/매도한다는 직관적인 전략을 만들고 실제 사용하셨습니다만, 중요한 검증! 과정이 없었다보니 오히려 임상 거치지 않은 약품을 사용한 것처럼 큰 부작용만 몸소 체험하더군요.
[그런 때마다 붙는 수식어 "이런 경우는 예외적 케이스~~ 그 때 그 때 달라요"]
[투자전략 만드는 과정은 치료제를 만드는 과정처럼 검증과정이 복잡하게 있어야 한다]
[사진참조 : pixabay/재편집 : lovefund이성수]
즉, 투자전략이 만들어지고나면 이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이를 백테스팅 또는 시뮬레이션이라 하지요. 약품 개발로 치면 동물시험을 떠올리시면 될 듯 합니다.
그런데 투자전략을 검증하는 단계부터는 백테스팅과 시뮬레이션은 최대한 많은 매매 케이스를 담아야만 합니다. 백테스팅을 위한 연구 기간도 단순히 한두해 적용해본 데이타로 "대박전략"이라면서 떠들 것이 아니라, 히스토리 데이타라하더라도 10년, 20년, 30년 그 이상의 데이타로 검증해서 최대한 많은 매매 케이스를 뽑아야 합니다.
어떤 분은 10번도 안되는 매매케이스를 가지고 "대박 전략"이라면서 흥분하곤 하지는데 이는 그저 우연일 뿐입니다. 마치 길리어드사가 오늘 125건의 임상 테스트에 대해 "통계적 검증력이 없다"라고 말한 것처럼 연구와 매매 케이스는 수백, 수천건이 되어야 논리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해외 데이타를 끌어와서 백테스팅을 할 필요도 있고, 다양한 투자 논문들을 참고하여 간접적인 검증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Robust(전략의 강건성)의 힘이 커지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백테스팅으로 전략이 검증되었다면 완벽한 전략일까요?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임상3상과도 같은 투자전략의 실검증이 필요합니다.
ㅇ 투자전략의 실검증 : 현실에서의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뛰어난 논리와 천재적인 두뇌로 멋진 약품을 만들어 동물시험을 통과 했다하더라도 실제 인간에게 투여하여 나타나는 상황은 보장할 수 없지요. 그러하기에 임상시험이 중요하고, 지금 코로나 치료제도 임상이 계속 진행되는 것이지요.
투자전략도 마찬가지 입니다. 백테스팅과 시뮬레이션 그리고 이를 더 로버스트하게 만들기 위해 해외 데이타 등을 참고하여 전략을 테스트하여 검증이 완료되었다하더라도, 실제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전데이타 검증이 필요합니다.
실전검증의 필요성에 관하여 예전 필자가 선물시스템트레이딩을 연구할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떠오르는군요.
십수년 전 어느날 밤(그냥 20여년 전이라 할까요^^?), 저는 새로운 선물 시스템트레이딩 전략을 완성하였습니다. 백테스팅의 결과는 매끄러운 우상향곡선이었고, 전략자체도 심플하였기에 과최적화의 오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코스피200 선물 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 선물에서도 멋진 결과가 나오는게 아니겠습니까?
급한 마음에 "바로! 실전 적용하는거야"라고 들뜬 마음에 전략적용을 결정하였지요.
그런데... 다음날 실전 적용을 한 후 매매 시그널을 기다리는데 이상하게도 장마감까지 매매 신호가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상하다 싶어 코드를 다시 보고 살펴보니 "미래 데이타"를 알아야만 시그널이 발생되는 로직을 제가 만들었던 것입니다.
예를들어, 양봉일 때 시가에 매수, 음봉일 때는 시가에 매도 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이래서 실전 검증이 필요합니다.
실전 데이타로 투자전략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놓쳤을 논리적 오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실전 매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상황들까지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ㅇ 기술적 분석이든 가치투자든 투자전략을 만들 때는 위의 과정을 꼭 거쳐야
독자님들께서 아시다시피 저의 경우 가치투자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투자는 규칙에 의한 가치투자입니다. 이 규칙을 세우기 위해 15년 전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과거데이타로 백테스팅을 마치고 2년 정도의 실데이타 검증을 마친 후 2009년부터 실제 사용하면서 계속 보완 해 가고 있습니다.
투자전략아이디어 → 개발 → 전략검증 → 전략실검증 →전략보완(실제 매매에 필요한 부분만)
검증 자료가 부족한 경우에는 해외 논문이나 해외 데이타 자료를 참고하면서 전략의 Robust(강인함!,강건성!)을 보완하고 만약의 상황 발생시 과거 어느 정도 충격이 있는지 알기에 마음으로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전략은 가치투자 뿐만 아닙니다.
기술적 분석이나 패턴분석 혹은 수급분석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투자전략을 만들어 사용하시는 투자자분들은 제가 앞서 언급드렸던 방식대로
투자전략아이디어 → 개발 → 전략검증 → 전략실검증 →전략보완
이 괴정을 반복하시면서 전략을 체계화 하셔야 합니다.
[차트 매매를 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더 전략검증 과정은 필수]
[증권사마다 있는 HTS의 전략 검증 도구를 활용하세요]
그저 일목균형표가 아름답게 구름색이 바뀌었다고 매매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HTS에 있는 시스템트레이딩 도구들을 활용하여 최소한 검증하고 사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이평선 5일, 20일선 등이 생명선이 아닐 수도 있고, 패턴이라고 생각 했던것이 투자전략화 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실 것입니다.
어렵더라도 여러분만의 전략을 꼭! 만드십시오. 그래야만 개인투자자 여러분들이 그렇게도 싫어하시는 기관과 외국인에게 당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단기로직은 AI가 뛰어다니고 있는데 여러분은 원시인처럼 돌도끼 들고 뛰어다닐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2020년 4월 17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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