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미공개투자정보, 불법 내부자거래가 될 수 있다. 한미약품을 보며
한미약품 미공개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발표되었습니다. 베링거잉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정보가 사전에 시장에 유출되면서 한미약품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졌고 이 시점 특정 SNS에서 수출계약 해지에 관한 정보가 퍼지면서 당국이 조사에 들어갔었지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130여명에 사람들이 내부자정보 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미공개정보를 받은 1차,2차,3차 수령자가 이를 이용시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ㅇ 은밀한 정보, 그 유혹은 강렬하다.
과거 2000년 경, 인터넷 뉴스가 보급되던 초기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범죄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인터넷 뉴스를 증권사HTS로 전송을 담당하던 특정 언론사의 아르바이트생이 [전송]버튼을 누르기 전에 본인주식계좌로 매수를 하고 뉴스 전송 후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을 하였던 정황이 적발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HTS에 뉴스제공 업체가 많지 않았기에 호재성 뉴스는 주가를 크게 상승시켰고, 이를 이용하였던 것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행위는 시장 질서를 해치는 불법 행위이지요.
이러한 형태도 정보가 오픈되기 전인 미공개정보를 악이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런 나쁜짓을 저지르다니!"라면서 위 사건에 대하여 분노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은근히 미공개 정보 이용을 당연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은 크게 줄어들었겠습니다만(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아직도 무의식 중에 당연한 듯 내부자정보를 투자에 활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혹은 내부자정보를 투자에 사용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예를들어 대기업에서 1차,2차 벤더(공급업체)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이의 경우, 대규모 계약 소식을 직접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이번에 자사와 공급계약한 벤더업체 중 상장한 기업이 있다면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가지고 해당 기업의 주식을 시장에서 매수하고 차익을 거두면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러한 내부자정보는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효율적시장 형성을 방해하기에 자본시장법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은밀한 정보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주식투자를 한다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묻지요.
"어디 좋은 정보 없어?"
ㅇ 한미약품 사례에서 본, 밀그램에 6단계 분리법칙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는 불공정거래로 처벌받는다.]
[자료참조 : 한국거래소 불공정거래신고 센터, "깨어진 꿈"편]
이번 한미약품 사례의 경우는 최종 내부정보 이용자로 확인된 이가 45명, 악재 공시 전 매도한 전형직 직원과 그의 지인까지 모두 합치면 130여명에 이릅니다. 최종 처벌을 받게 될 경우 5억원 이하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1.5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로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됩니다.
인원수가 만만치 않은 이번 사례.
SNS에 정보를 퍼트렸다는 정보수령자의 경우 5차 정보 수령자로 밝혀졌다 합니다.
1967년 하버드 심리학자 밀그램은 6단계의 사람관계만 거쳐도 전세계의 사람들을 모두 알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최근에는 이 단계가 4.6단계로 줄었다 하지요. 이런 비슷한 개념으로 정보의 확산을 생각 해 보겠습니다.
이번 한미약품 사례에서처럼 인터넷과 SNS가 발달된 세상에서 5차정보 수령자까지 왔다면 이미 정보는 꽤 많은 투자자들에게 알려졌고, 5차 정보 수령자가 SNS에 퍼트림으로써 정보를 수령하는 6차 정보 이용자는 어쩌면 가장 최종단의 정보 수령자가 될 가능성이 컸던 것을 짐작 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정보가 한단계 건너갈 때마다 10명씩 그 정보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5단계에 이르면 10만명이 알게 되고, 6단계가 되면 100만명이 알게되는 사건이 되고 말지요.
즉, 일반인이 SNS를 통해 은밀한 정보를 접할 경우, 그 정보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모든 투자자가 아는데에는 단 몇시간 혹은 몇분이라는 짧은 시간 밖에 걸리지 않기에 투자정보로서의 생명력을 가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ㅇ 무리하게 불법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공개된 정보로도 충분
[사진참조 : pixabay]
정보를 먼저 획득하여 이용한다는 것은 사회 생활 모든 영역, 심지어 전쟁에서 우월성을 가지긴 합니다. 하지만 미공개 정보를 통하여 투자하는 행위는 엄연히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로 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작년 7월을 기점으로 법이 강화되어 1차 정보 수령자 외에 2차 이상 수령자도 처벌대상이 됩니다.
굳이 법을 따지지 않더라도, SNS를 통해 은밀한 정보라는 것을 받을 시점이 되면, 그 정보는 밀그램의 6단계 분리법칙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사람들이 아는 흔한 정보가되기에 투자정보로서의 힘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저 그 마지막 단계에서 정보를 취한 이들끼리 누가 먼저 매수하냐는 초단위의 시간 싸움을 할 뿐입니다.
오히려 공개된 정보가 법을 위반하지 않고도 투자에 성과를 높여줄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100%합리적이지는 않기에 공시가 나온다하더라도 이 것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과하게 반영되는 경우도 있지요. 이러한 괴리를 이용한 투자자가 바로 가치투자자입니다.
저평가/고평가의 잣대를 통해 주가에 기업의 성과나 재료드이 충분히 녹았는지 판단하여 저평가 상태일 경우에 매수하여 충분히 상승한 뒤에 매도하여 차익을 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간다면 시장에 공개된 정보를 통해 실적을 추정 해 보는 투자자분들도 계십니다.
예를들어 석유가격이 상승했다면 석유화학주들의 원재료 가격 부담은 어떨지(선입선출법인지, 후입선출법인지 등을 공시를 통해 확인하여), 금리가 상승한다면 채권을 대량으로 보유한 금융사들의 채권듀레이션이 긴지, 짧은지등을 추정하고 회계적으로 만기보유금융상품인지 단기금융상품으로 분류하였는지를 공시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하여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공개된 정보 속에서도 답은 많이 있습니다. 굳이 무리하게 은밀한 정보를 취할 필요도 없이 말이죠.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및 CIIA 합격)
#내부자거래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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