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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공포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펀드매니저가 늘고 있다.

by lovefund이성수 2016. 12. 16.

공포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펀드매니저가 늘고 있다.

세대교체, 사람의 인생에서는 30년이 한세대라 하지만 증권시장은 대략 10년이면 세대가 교체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굵직굵직한 금융위기가 한국에서는 10년에 한번씩 있어왔는데 그 세대들의 간격에는 그 금융위기를 겪었는가 혹은 겪지 않았는가가 눈에 안보이는 경계선이 되기도 합니다.

3년전에도 한번 "펀드매니저 젊은 매니저가 늘어나면 증시는 뜨거워진다"라는 주제로 글을 적어드렸었는데, 오랜만에 금융투자협회의 통계자료에서 펀드매니저 경력부분을 조사하여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공포를 경험하지 않은 운용매니저가 크게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ㅇ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는가 아니면 겪지 않았는가?

 

2008년 금융위기,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 해 참으로 잔인하기까지 했던 증시 상황은 경험 해 보지 않으셨던 분들은 그 느낌을 떠올릴 수 없으실 것입니다. 마치 할아버지,할머니가 경험한 일제시대 왜놈들의 악행을 생생하게 이야기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못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 그렇군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투자를 시작하였거나, 펀드매니저가 된 이들에게는 2008년은 그저 책에 나오는 옛날옛적 이야기로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2009년 이후 거의 10년이 다되도록 크게 하락하지 않고 상승한 증시 속에 자신감을 가진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도 크게 늘었을 것입니다.

 

그저 겪어봐야 2011년 8월 유럽위기, 2013년 6월 버냉키 쇼크가 컸다면 컸을 증시 충격이었을까요?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경험한 펀드매니저는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줄어게 되면서 세대교체가 진행되게 됩니다.

 

 

ㅇ 세대교체의 단상, 2015년에 한번 나타나다.

 

3년전인 2013년 9월 5일자 필자의 글 "펀드매니저 젊은 매니저가 늘어나면 증시는 뜨거워진다"편에서 펀드매니저 구조조정 속에 운용인력의 평균경력 중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인력이 늘어나고 있음을 설명드린바 있습니다.

 

당시 글에서 운용사별로 운용인력의 평균경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운용사는 7곳이었고, 전체 운용역중 37%가 금융위기를 겪지 않은 젊은 인력이고, 이들이 운용하는 운용자산은 전체에 13% 정도임을 분석드렸습니다.

 

그리고 1~2년 뒤 점점 세대교체가 진행되며 젊은 운용인력들이 늘어나게 될 경우, "묻지마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도 언급드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2015년 봄 상승장에서 헬스케어,제약,바이오,코스닥을 중심으로한 묻지마 상승세가 나타났는데 당시 젊은 펀드매니저들이 이 분위기를 이끌었고 몇몇 운용사에서는 경력이 많은 임원급 펀드매니저들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 하지요.

 

이런 현상이 2015년에는 짧게 나타나고 끝났습니다만, 차후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펀드매니저의 비율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경우에는 "겁없는 랠리"를 또 다시 만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ㅇ 2016년 12월 현재를 분석 해 보다.

 

 

금융투자협회에서 펀드매니저의 운용사별 평균연령 그리고 580여명이 이르는 펀드매니저들의 경력 년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 여부를 가늠해 보았습니다.

지금 현재가 2016년 12월 연말이니, 2008년 금융위기의 정점을 넘은 2008년 12월 이후의 경력을 가진, 즉 8년이라는 경력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느냐 아니냐의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이 기준을 가지고 조사를 해봤습니다.

첫번째는 운용인력(펀드매니저)의 평균경력 연수가 8년 미만인 운용사의 수입니다.

지난 2013년 9월 5일자 필자의 글이 작성될 때에는 7개의 운용사가 매니저의 평균경력 기준,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지만 이번에 조사를 해보니 21개의 운용사의 운용인력들의 평균경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운용역의 평균 경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운용사, 원자료 : 금융투자협회]

 

 

물론 운용인력의 평균 경력이 8년 미만이라하여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매니저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 그 만큼 그 시기를 경험하지 않은 매니저가 많은 의미로 볼 수 있으며, 반대로 2009년 이후 큰 위기가 없던 시기를 경험한 인력들의 비율이 높을 가능성을 예상 해 볼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운용인력들을 경력 8년을 기준으로 나누어 8년 미만 경력자들의 인원수 비율과 운용자금규모의 비중을 조사하여보았습니다.

2013년 9월 5일 필자의 글에서는 당시 37%의 운용역 비율이 2008년 이후 경력을 쌓은 매니저였고, 이들이 맡은 운용자산은 전체에 13%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582명의 운용역중 304명이 8년이하의 경력을 가지고 있어 52%의 비중으로 전체 운용역중 절반을 넘겼으며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규모는 전체 37%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3년 사이에 절대적인 수준까지 성장한 것입니다.

이들 8년 이하 경력을 가진 운용매니저의 평균생년은 1979년~80년으로 한국나이로 37~38살이고, 8년을 넘는 경력을 가진 매니저의 생년은 평균 1972년으로 한국나이로 45살입니다.

 

특히나 최근 2010년 이후 큰 충격을 주었던 장이라할 수 있는 2011년 8월 시장을 경험하지 않은 경력 5.25년(5년 3개월)이하의 운용인력은 172명으로 전체에 30%가까운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할 수 있겠습니다.

 

 

ㅇ 젊은 혈기는 모멘텀을 만든다, 상승장에서는 혈기로 나아갈터이고

 

[젊은 혈기는 역동적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위험을 안고 있다, 사진참조 : pixabay]

 

아마 내년이 되면 08년 금융위기를 겪지 않은 운용역의 비중이 더 높아지고 직급이 높아질터이니 이들이 관리하는 운용자산규모도 점점 증가하겠지요. 이런 분위기에서 2017년에 상승장이 찾아올 경우 생각보다 매우 강한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좋게 이야기하자면 젊고 신선한 혈기가 증시에 모멘텀을 주었다 볼 수 있을 것이고,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겁을 모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2000년대 초반 IT버블 붕괴 및 911테러, 신용카드 대란 등에 따른 급등락, 90년대 후반 IMF사태, 89년 이후의 깡통계좌 사태 등은 그저 책에서만 접했던 이야기이다보니 그 공포감을 몸으로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그러하기에 상승장이 발생하여 나아갈 때에는 힘차게 나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소위 자신감과 함께 말이죠.

그리고 몇몇 업종은 버블을 만들면서 과거에 버블이 형성되었을 때처럼 "이 신 산업이 증시를 이끈다"하고 끝없는 증시 상승을 왜치는 이들이 늘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아는 펀드매니저가 그러던데..." 라면서 말입니다.

 

이런 모습 벌써 2015년 봄에 살짝 한번 겪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런일은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면, 그들의 젊은 혈기와 겁을 모르는게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임을 기억하고 있어야하겠습니다.

 

2016년 12월 16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및 CIIA 합격)

#펀드매니저 #운용역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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