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수급공백이 문제가 아니다. 투신의 빈자리가 크다.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매수세가 올해 자취를 감춘듯 합니다. 예전에는 꾸준한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기에 연기금의 공백은 유난히도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수급주체들의 순매수 추이를 보다보면, 연기금만 자리를 비우고 있는게 아니란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투신권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ㅇ 연기금 순매매 추이, 올해는 개점 휴업?
주요 수급주체들의 순매매 추이를 보다보면 최근 5년간 공통적인 특징을 한가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과 연기금은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가는데, 개인과 투신권은 꾸준히 매도 행진을 이어온 왔단 점입니다.
특히 연기금의 매수세는 그 강도 또한 매우 강하게 그리고 꾸준히 지속되어왔습니다. 증시가 하락할 때는 든든한 언덕이 되어준 연기금. 그런데 최근 장세에서는 이상하리만큼 고요합니다.
[연기금의 연도별 순매매 추이]
이런 조짐은 작년(2016년)부터 있어왔습니다. 매년 수조원대 순매수를 이어오던 연기금이 작년 중반에는 겨우 수천억원의 순매수를 했던 정도였지요. 결국 작년(2016년) 후반에 매수가 다시 집행되면서 3조원이 넘는 누적순매매 추이를 보였습니다만, 예년에 비하여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작년에 국내주식비중 일부 축소와 패시브전략 강화 그리고 국민연금이 얽힌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자금 집행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올해는 1월을 지나고 2월 중순인 지금 현재 겨우 344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데 이 정도 규모로 올해 내내 이어질 경우 5천억원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는 순매수 수준입니다.
특히나 국민연금의 경우는 매년 40조원가까운 자금이 증액되고 있고 국내주식에 18%정도 투자시 7조원가까이 1년에 증가해야하고 한달에 대략 6천억원 수준입니다. 주가지수가 1월과 2월 현재 횡보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천억원대의 순매수가 있어야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이죠.
오히려, 코스닥시장에서는 244억원 순매도를 했으니 올해 순매수는 자취를 감추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ㅇ 수급 구멍은 투신이다!
그래도, 연기금과 국민연금은 어째거나 적어도 증시 발목을 잡지는 않습니다. 그 매수 정도가 약해졌을 뿐이지요. 정작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바로 투신권입니다.
이야기 전개에 앞서 수급 집중력에 대하여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수급 주체가 매수를 많이 했다, 매도를 많이 했다고 해서 주식시장에 무조건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수급 집중력이 시장 영향력을 좌우합니다.
단적인 예로, 개인의 경우는 수백만에 가까운 매매 주체들이 존재하기에 어떤 단일화된 힘을 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국민연금의 경우는 거의 완벽한 단일주체로서 시장에 자금을 집행하기에 그 영향력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수급추제 내에서도 그 구성원의 수가 어느정도인지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할 수 있겠지요.
그런면에서 투신권의 매매는 개인투자자에 비하여 매우 강력한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투신권의 매매는 거래소와 코스닥 양시장에서 시장에 발목을 잡는 주체가 되고 말았습니다.
[투신권의 순매매 거래소/코스닥 양시장에서 매도세로 일관하다.]
거래소 시장에서는 투신권의 순매매는 계속 매도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매도 추이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개인투자자도 같이 매도하고 있습니다.
개인보다 투신이 시장에 집중된 수급력을 발휘하기에 거래소 시장에서 시장 발목을 잡은 수급 주체는 투신이었던 것입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매수세가 지속되었지만 코스닥지수가 힘을 받지 못한 이유는 매매 집중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하여 투신권 매매는 2015년말까지는 지속적으로 매도세를 이어어다가 2015년 중반에 순매수를 강화했는데 이 시기에 코스닥 랠리가 잠깐 나타났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또 다시 투신권의 매도세는 다시 지속되게 됩니다.
결국, 투신권의 매매는 양시장에서 수급 부담을 안겨주었고 오히려 국민연금의 일시적 수급공백보다도 더 크게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ㅇ 투신권 : 결국 개인투자자의 돈이다.
투신권의 순매매는 국내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에서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펀드에서 자금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 펀드에 투자하는 자금은 결국 일반 개인들의 돈이란 점입니다.
투신권 입장에서는 매매를 잘하고 싶어도 계속 환매요청이 들어오니 매도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세팅했다한들 펀드환매로 인해 매도를 이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코스닥시장에서 주요 종목들이 큰 약세를 보이는 것도, 2015년 중반에 펀드 자금 중에 많은 부분이 코스닥시장에 자금을 집중시켰다가, 환매가 지속되면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투신권의 매도가 발생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이런 상황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전제되어야만 합니다. 그 전까지는 투신권 매도가 증시에 발목을 잡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시기는 오지 않는 것일까요?
일반인들도 결국 수익률에 움직이기에, 주식시장이 살아나면 다시 펀드로 자금은 유입되게 되어있습니다.
과거 2005~2007년에 주식/펀드 투자에 관심도 없던 이들도 펀드열풍에 달려든 이유도 펀드에서 수익률이 가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자금들은 투신/펀드라는 수급집중력이 높은 주체를 통해 시장에 모멘텀을 만들었지요.
아마도, 종합주가지수 기준 2200p~2300p를 넘어섰을 때 그 투자심리는 작동하리라 필자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는 지금과 달리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집중력이 높은 투신권이 살아나고 증시에 모멘텀을 만들고 있을 것입니다.
2017년 2월 13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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