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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가지수 상승과 펀드환매의 증가, 군중심리가 그대로 녹아있다.

by lovefund이성수 2017. 3. 21.
주가지수 상승과 펀드환매의 증가, 군중심리가 그대로 녹아있다.

3월 주가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더니 어느 덧 종합주가지수 2200p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주가지수 상승이 지속되다보면 주식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바로 "주식형펀드 환매"입니다.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증가하는 펀드 환매 그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보면 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군중심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투신권 매매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ㅇ 주가지수와 역으로 움직이는 펀드 자금 유출입

 

2008년 금융위기를 보낸 이후 펀드투자에 대한 실망감에 펀드에서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진행되어왔습니다. 그리고 2010년대 들어 장기 박스권에 들어오니 펀드 자금 유출입은 전체적으로 환매에 따른 유출의 모습을 보여오긴하였습니다만, 한편으로는 박스권에서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는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원본 추이와 주가지수 추이, 원자료 : 금융투자협회]

 

 

위의 표는 최근 5년간의 국내주식형펀드의 설정원본 추이(청색선)와 종합주가지수(적색선)의 추이를 같이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꾸준한 자금 유출 추세가 이어졌지요. 그런데 간간히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에는 자금이 일시적으로 유입되었다가 주가지수가 반등하면 바로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형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그 결과 주가지수와 펀드자금흐름의 5년간의 상관관계는 -0.65를 기록할 정도로 서로 엇갈린 걸음을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가지수가 급등하면서 펀드 환매가 더욱 가속화 되었으며 아마 오늘 주가지수가 제법 크게 상승하였던 영향으로 추가적인 펀드 환매가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ㅇ 잠깐, 펀드 환매가 시장에 미치는 단발적 영향을 살펴보면...

 

이러한 펀드 환매의 증가로 인하여 수급 주체에서 투신권의 매도는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펀드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서 매도세를 더 크게 만드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주가지수 중심의 대형주들이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대형주를 매도하기 보다는 자투리 종목들을 매도하여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주가지수와의 트래킹 에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상승장에서 펀드 수익률이 주가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면 운용매니저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립니다.)

 

최근 3월 장세가 이를 대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할 수 있겠으며, 이러한 펀드 환매과정에서 만들어진 중소형주의 상대적 약세 분위기는 대형주 선호 분위기 속에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는 펀드 환매과정에서 만들어진 비이성적인 요소일 것입니다. 비이성적인 시장은 필자가 흐믓하게 반기는 시장이지요.)

 

 

ㅇ 펀드 환매 속에 나타난 군중심리는?

 

박스권 장세가 장기화되면서 펀드자금의 유출입은 전체적으로 유출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박스권 매매 전략을 군중들이 펀드투자를 통해 행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요.

주가지수가 하락하여 박스권 하단부에 근접 할때는 펀드 투자를 늘리고, 주가지수가 반등하여 박스권 상단부에 도달하려하면 매도 전략을 취합니다.

 

그런데 주가지수 상승시에 펀드를 환매하는데에는 두가지 투자심리가 반영되었다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원금보존의 법칙

투자심리 중에는 "원금 보존의 법칙(필자가 만들어본 투자심리 용어입니다)"이 있습니다.

원금보존의 법칙은 절대!!!! 원금이 되기 전까지는 팔지 않는다는 하나의 신념(?)이고 이는 대다수의 투자자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투자심리입니다.

오랜 기간 손실을 기록하다가 원금에 도달하게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이 원금보존의 법칙은 투자원금을 확보하기 위한 본능을 자극하여 "매도"심리를 자극하게 됩니다.

과거 2007년, 2011년, 2015년 등 주가지수가 2100 부근 고점에서 가입했던 펀드 자금이 주가지수가 반등하여 원금에 도달하면 매도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두번째로, 짧은 수익에 만족하는 심리

그리고 박스권 매매가 지속되어왔다보니 박스권 하단부에 사서 짧은 이익(5~10%)에 만족하면서 매도하려는 경향이 커져있습니다. 그 박스권이 최근 6~7년간 1년에 한두번씩 쏠쏠한 수익률을 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10%정도의 짧은 수익률은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그 수익률을 잃으면 어떻하나 싶은 심리가 발동하는 수익률 영역대 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개인투자자의 매매 패턴이 펀드투자에서도 발현되는 것입니다.

수익은 짧게 취하며서 손실은 길게 갈 수 있는 나쁜 투자 스타일 말입니다. 이런 투자 스타일은 추세가 없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어 줄 수 있겠습니다만, 반대로 주식시장이 추세를 타게 되면, 작은 수익에 만족하면서 모든 펀드 자금을 매도하였기에 날라가는 시장 수익률을 그저 멍하게 쳐다보아야하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 겁이 나서 다시 들어가지도 못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결국 참다참다 주식시장이 최고점에 왔을 때 용기를 내어 다시 투자를 합니다만, 그 때는 이미 상투일 뿐이지요.

 

이런 상황이 과거 2004~5년 경에 있어왔습니다.

종합주가지수 500~1000p라는 박스권이 17년간 이어졌다보니 투자자들 중에는 종합주가지수 2005년 봄에 만들어졌던 1000p에서 매도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주가지수는 2007년까지 상승하면서 2000p에 이르렀지요.

그리고 그 당시 주식매도 혹은 펀드 환매 했던 분들은 올라가는 주식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 결국 2007년 최고점에 추격매수하였지요.

 

 

ㅇ 마음 속 불안감을 떨치고 박스권 상단이 열리는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7년여의 박스권으로 만들어진 고정관념으로 인해, 2200p라는 (요즘 유행어로) 넘사벽에서 막힐 것이라는 심리가 마음 속 한켠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그나마 그 정도가 덜하지만 일반적인 펀드투자자들은 그런 심리가 매우 강합니다. 거의 신념수준인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시나리오도 생각 해야하겠습니다만, 만약 박스권 상단부가 열렸을 때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지금 펀드 환매를 한다하더라도 박스권 상단을 주가지수가 뚫고 넘어갔을 때 어떤 투자를 할 것인지 시나리오를 그려야합니다.

마음 속 불안감이 만드는 "여기를 빨리 떠나야해!"라는 심리에 100% 투자 결정을 맡겨지 말아야하겠습니다.

 

2017년 3월 2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펀드환매 #군중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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