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주식 공매도, 과연 공공의 적일까?

by lovefund이성수 2015. 6. 19.
주식 공매도, 과연 공공의 적일까?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서 악의 축처럼 취급되어왔습니다만, 계속 주식시장과 공존 해 왔습니다. 최근 국회에서는 공매도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하여, 국민연금의 주식대여를 원천 금지 해야한다는 법안을 지난달에 발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공매도가 과연 주식시장에 공공의 적일까요?

혹시 다른 관점에서의 무언가 있지 않을까요?

 

 

ㅇ 공매도의 오래된 역사, 그리고 역사속에서도 악의 축

 

[곰은 공매도세력을 표현하는 상징. 사진 : 픽사베이]

 

 

공매도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되었습니다. 400여년 전인 1609년 영국 함대의 공격을 우려하여 한 네덜란드 상인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지분을 공매도한 것이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이후, 이에 대한 비난이 있었고 이것이 역사상 최초의 공매도와 비난이었습니다.

 

그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공매도와 그에 대한 비난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대공황의 시작인 1929년 10월 24일 검은 목요일에 미국증시가 폭락한 이후, 증시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월가에 투자 귀재들이 공매도를 하여 큰 돈을 벌었다는 것이 알려졌고, 이후 미국 정부는 이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 JP 모건 2세 등이 청문회에 불려나가 '허위 정보유포,시세조작, 내부자 거래, 탈세'등  여러 죄목으로 집중포화를 맞앗습니다.

 

지금도 증권 투자의 대가 중에 한명으로 잘 알려진 제시리버모어 또한 그 시기 공매도를 통하여 1억달러(현재가치 대략 수조원)을 벌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ㅇ 최근 공매도 비난의 하이라이트는 2008년

 

공매도에 대한 비난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것은 마치,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는데, 혼자만 '희희낙낙'하였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997년 IMF당시 한국 경제 위기에 달러값이 올라가면서, 이를 유흥가에서 펑펑 쓰는 이들을 비난하는 신문지상의 칼럼이나 소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세계 각국은 공매도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습니다.

'리먼 파산의 원인은 공매도 때문이다' 라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는가 하면, 한국증시에서도 가을 폭락장에 공매도는 주식시장 폭락의 원흉으로 찍히게 됩니다.

결국 한국의 경우 2008년 10월부터 2009년 6월까지 공매도가 금지되기도 하였습니다.

 

 

ㅇ 공매도 세력의 가장 큰 문제는 : 허위 정보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기간 중에는 이상하게 특정 종목이 파산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합니다. 재무제표상에는 심각한 상흔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장 내일 끝날 것과 같은 이야기가 회자되고 주가는 크게 빠집니다. 하지만 차후에 알고보면, 회사는 문제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대표적인 공매도 세력의 허위정보 유포 때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매도 세력 = 허위정보로 돈버는 집단'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왠지 허위정보로 돈버는 것이 공매도 세력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반대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하여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공매도 세력이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것에 더 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공매도에 대한 비난은 주가하락을 발생시켰다는 감정적인 반응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ㅇ 공매도, 주가가 올라가면 오히려 증시를 부양한다.

 

자기돈으로만 주식투자를 매수만 할 때의 이론적 손실은 -100%가 최대치입니다. 반대로 수익은 무제한이지요.

하지만 공매도의 이론적 수익은 +100%이하가 최대치입니다. 공매도한 주식이 0원이 되면 그 차익만큼 수익이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손실이 발생되게 되면 그 손실폭은 무제한이 됩니다.

 

 

[주식 매수와 공매도의 이론 손익도]

 

그러다보니, 공매도 포지션을 잡은 주식이 갑자기 주가 상승이 나타나게 될 경우, 공매도세력은 급격하게 상승하는 주가로 인한 큰 손실을 막기 위하여, 급하게 매수를 감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숏커버링'입니다.

이 숏커버링이 나타날 때에는 주가가 오히려 크게 상승하면서 주식시장 참여자들을 웃음짓게 합니다.

(하지만, 증시 폭락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모두 잊고 공매도를 비난하는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그러하기에, 공매도가 무조건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전략이란 점을 인식 해야겠습니다.

 

 

ㅇ 공매도가 늘면 주가가 빠지던데? : 공매도가 효율적 시장을 만든다.

 

이번 국회에서 발의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서 국민연금 주식 대여 원천금지에 대한 근거로 제시된 것이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현황과 그와 관련된 주식들의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액입니다.

 

대표적으로 OCI가 대여된 주식으로 인하여 3년간 394억원의 공매도 피해를 입었고, LG전자가 292억원, NHN엔터가 112억원, 현대미포조선이 193억원 등 총 209종목에서 3400억원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피해금액이라는 감성적인 수치는 차치하고 해당 종목들의 주가 3년전, 2년전부터는 싸다고는 볼 수 없는 종목들이 대부분입니다.

가장 큰 공매도 피해를 보았다는 OCI의 경우는 201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년 연속 적자였고,  LG전자의 경우 2012년 PER 144배, 2013년 70배, 2014년 26배로 가격부담이 있어왔습니다.

NHN엔터의 경우도 2013년 PER 76배, 2014년 25배 등 부담되는 주가 수준이었고,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2013년 대규모적자, 2014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여 주가가 하락했던 것입니다.

 

 

[공매도 피해액이 크다는 종목들의 연도별 PER레벨]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공매도 때문에 하락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죠.

 

2008년 리먼파산 때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공매도 때문에 리먼이 파산한다고 시장 비난이 있었지만, 정작 인수자를 찾고자 할 때에는 아무도 사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음이 있었다 포기한 어떤 나라는 있긴 했습니다만)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 격?, 사진 : 픽사베이]

 

즉, 공매도가 비난을 받는 것은 오비이락 효과와 다름 없습니다.

주가가 극단적으로 고평가되었거나, 회사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존립이 어려울 때 공매도 물량이 느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과하게 고평가된 주가는 합리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반대로, 주가가 극단적으로 하락하여 가격부담이 사라진 경우에는 공매도 플레이어 입장에서 굳이 무리해서 공매도를 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이 극단적으로 커지기 때문이지요.

 

이 과정에서 시장은 효율적으로 변해가게 되는 것입니다.

2007년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공매도를 법적으로 인정한 국가가 인정하지 않은 국가보다 효율적인 주식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2년 연구에서는 공매도가 적극적일 수록 주가가 정확하다고 결론내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상대적으로 쉬운 거래소 시장보다 공매도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코스닥시장에 비이성적인 주가를 형성한 종목들이 많다는 점은 이를 반증합니다.

 

필자는 주식시장이 상승하기를 바라는 Long Player입니다만, 공매도에 대한 감정적인 거부감보다는 합리적인 시각으로 보아주시기 바라며, 오늘 글의 주제로 잡았습니다.

 

2015년 6월 19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올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