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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더 짧아진 단기투자의 기간, 투자자를 늪으로 빠트린다.

by lovefund이성수 2015. 7. 17.

더 짧아진 단기투자의 기간, 투자자를 늪으로 빠트린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어제 눈에 들어오는 뉴스기사가 두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주식시장의 상하한가 폭이 확대된 이후 단기 투자자의 매매 기간이 더욱 짧아졌다는 한국거래소의 분석 뉴스가 있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인터넷상에서 화재가 되는 영국곰신이 2년동안 군대간 남자친구를 기다렸다는 뉴스기사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 두 뉴스는 전혀 겹치는 부분이 없는 영역이 다른 뉴스기사입니다만, 하루도 기다리지 못하는 단기투자 성향에 대비하여 2년간 남자친구를 기다렸다는 영국곰신의 모습에서 왠지 모른 기다림이라는 교집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ㅇ 상하한가 폭확대 이후, 이제는 하루도 못 기다린겠다!

 

한국거래소가 어제 보도자료로 공개한 "가격제한폭 확대이후 투자행태 변화 및 집중감시실적"자료에 따르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데이트레이딩 계좌의 단기투자 성향이 더욱 뚜렸해 졌다고 합니다.

거래소에서 이야기하는 데이트레이딩 계좌는 주식 매수 후 1개월 이내에 전량 매도하는 계좌를 의미합니다.

이들 계좌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상하한가  폭 확대 이전에는 평균 3.15일 이었습니다만, 상하한가폭 확대 이후 1.01일로 크게 줄어들면서, "이제는 하루도 못기다리는 매매"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단기매매계좌의 평균보유기간, 자료 : 한국거래소 보도자료]

 

단기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투자문화에는 스윙트레이딩이 많이 사용됩니다. 대략 일주일 이내에 승부를 보는 매매 방법이지요. 보통은 3일정도 안에 매매를 완료하곤 합니다.그런데 단기투자 기간이 3.15일에서 1일로 크게 줄었다는 것은, 스윙트레이딩보다도 더 짧은 하루에도 몇번씩 매매하는 스켈핑이 크게 늘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입니다.

 

 

ㅇ 한국, 전세계 국가 중 단기투자 성향이 매우 강한 국가

 

 

[2012년 국가별 평균주식보유기간,원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보도자료]

 

올해 3월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의 보도자료 "韓 평균주식보유기간, 144개국 중 네번째로 짧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주식보유기간은 8.6개월로 144개국 중 네번째로 짧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대주주의 무제한의 가까운 보유기간, 장기투자자의 보유기간을 감안할 경우, 일반적인 투자자는 한달이내 또는 그보다 짧은 기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가장 오래 보유하는 국가는 싱가포르로 28개월이라는 긴 기간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한국 일반투자자의 주식보유 기간은 너무도 짧으며, 위에서 언급드린 단기매매계좌의 평균보유기간 1일은 하루도 기다릴 수 없다는 한국증시 참여자의 투자심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ㅇ 극단적으로 짧은 데이트레이딩 투자자를 늪에 빠트린다.

 

데이트레이딩으로 수익을 꾸준히 내며 화려한 삶을 사는 투자자도 분명 있기는 합니다만, 대다수의 데이트레이더의 삶은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주식매매의 경우 특히 구조적으로 수익을 낸다는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데이트레이더분들은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 가장 싸다는 증권사를 사용합니다만, 증권거래세(농특세포함) 0.3%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단기 매매 계좌의 평균 거래일 1일로 짧아진 지금, 증권거래세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3일정도에 한번씩 매매를 하는 경우 한달이면 약6~7번 매도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증권거래세는 한달에 1.8%~2.1%, 약 2%정도입니다. 이러한 매매를 1년 내내 반복하게 될 경우 1년이면 24%가 넘는 증권거래세를 고정비용으로 소모하게 됩니다. 1년에 24%를 말입니다...

그런데 상하한가 폭 확대 이후 1일로 매매기간이 짧아졌으니, 이보다 6~7배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달이면 12%수준 1년이면 140%가 넘는 증권거래세를 내야만 합니다.

 

물론, 수익을 내는 데이트레이더, 스캘퍼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결국 차떼고 포떼고 나면 남는 수익은 공에 비하여 극히 작기에 극소수의 주식 단기투자자만 수익을 낼 뿐인 것입니다.

그외의 단기투자자들은 매달 매매를 열심히 해도 점점 계좌 원금은 사라져가며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 거릴 수록 더 깊이 빠질 뿐입니다.

 

 

ㅇ 쌩뚱맞을 수 있지만, 영국곰신은 2년을 기다렸다는데...

 

[한국남자친구 군대 2년을 기다렸다는 영국곰신,사진출처 : Ali Abbot양 유튜브]

 

펜팔로 친해지고, 단 2주 만난 이역만리의 한국남자를 군대 제대할 때까지 2년을 기다렸다는 인터넷 기사가 필자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남자친구가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드디어 여자친구를 만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더군요.

단 하루만 즐기고 마는 즉흥적인 만남이 아닌, 오랜기간 쌓은 감정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 그리고 감동을 마음속에 남겼을 것입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원나잇을 즐기듯 종목들을 대하면서 매매를 오래 이어오다보면, 어느 순간 옆에 아무 것도 쌓아놓지 못했다는 공허함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매일 2000개가 가까운 종목의 차트를 하루 종일보며 내일의 종목을 스캐닝한 고생, 매매하면서 심장이 떨리고 머리 끝에서 식은땀이 흘러 등으로 흘렀던 매일 매일의 긴장감, 그 긴장감 후에 저녁에 찾아오는 미세한 손떨림.

이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결국 단기투자는 극소수(0.1%미만)만 수익을 만들 뿐 데이트레이더에게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만기게 됩니다.

 

아무리 데이트레이더라도, 일정 자금은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장기투자 전략으로 2년이상 묶어놓는 계좌를 만들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드리곤 합니다. 100% 데이트레이딩 하셨던 분들이 수년 뒤 어렵게 된 것을 수없이 보았기 땜누입니다.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하는 한국의 단기투자 뉴스를 보다 영국곰신이 2년간 군대간 남자친구를 기다렸다는 소식은 크게 비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우리 투자문화는 1~2년은 고사하고 단, 하루도 기다리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할 뿐입니다.

 

2015년 7월 17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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