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파생결합금융상품, 3년 뒤 주식시장에 짐이 될라

by lovefund이성수 2015. 11. 5.

파생결합금융상품, 3년 뒤 주식시장에 짐이 될라

얼마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ELS에 따른 옵션과 헷지 손실로 인하여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투자자에게는 안전한 투자처로 포장되고 있는 ELS,DLS,ELB,DLB 등의 상품은 그 태생이 파생상품의 합성에 의한 파생결합 금융상품입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시장 조건에서는 얌전한 고양이처럼 귀여운 수익률을 안겨주지만 시장 조건에 따라 무서운 호랑이로 돌변하여 주식시장에 큰 공포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ㅇ 기억 1: 2005년의 기억, ELS가 1000p의 발목을 잡다?

 

10년전인 2005년 3월 봄, 종합주가지수가 1000p를 살짝 돌파한 시점에 허무하게도 종합주가지수는 900p초입까지 10%가까운 하락세가 나타났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만, 당시 제기된 특이한 원인이 필자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ELS가 1000p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했다는 說"

 

당시 시장 분위기는 종합주가지수 1000p에서 저항이 클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1989년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500~1000p를 오가는 장세로 각인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여 ELS설계상 1000p에서 수익을 확정짓는 경우가 다수 있었고, 그 ELS가 1000p에서 확정매도를 하면서 주가지수에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우연이든 필연이든, 어느정도 그 흐름이 마무리 된 후 주가지수는 오히려 새로운 신기록을 세우는 랠리를 만들었습니다.

 

 

ㅇ 기억 2 : 2014년 종목ELS의 낙인 광풍으로 폭락하는 대형주

 

2014년 봄부터 연말까지 내내, 실적이 악화된 대형주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갔고 급기야 과거 3년전에 대량으로 판매된 종목ELS들이 기초 종목이 임계치를 벗어날 정도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실을 확정지어버리는 "Knock in"매도를 발생시키고 이로 인하여, 해당 기초주식의 주가는 대형주임에도 불구하고 추풍낙엽처럼 폭락하는 일이 발생되었습니다.

 

 

[ELS의 수익구조와 낙인현상]

 

 

그러면서, 해당 기초 종목에 특이한 주가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ELS낙인이 발생한 종목들은 낙인 직전 주가 하락이 이어지다 ELS낙인에 의한 투매로 주가가 폭락하게 되는데 그 후 1년이 지난 뒤에는 오히려 큰 주가 상승이 만들어졌던 것을 다수의 종목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2005년에 ELS가 1000p에서 이익확정으로 주가지수가 억울하게 빠진 후 큰 상승을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죠.

 

 

[2014년 ELS낙인으로 급등락을 보인 기초종목들]

 

 

낙인 후에야 주가가 회복되어 다행이지만, 그 낙인이 발생하는 시점에 주가 폭락은 대형주로 보기에는 너무도 가혹하였습니다. 적정 주가 수준을 크게 하회시켰고, 결국 오히려 왜곡된 주가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ㅇ 지수형 파생금융상품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국내 지수형 ELS와 ELB비중추이, 원자료 : 금융투자협회]

 

2014년 개별종목ELS의 낙인은 그 전 2012년부터 문제화 되었던 개별종목ELS의 손실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경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개별주식 파생금융상품은 점점 지수형으로 바뀌어가면서 나름대로 개별종목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ELS,ELB,DLS,DLB와 같은 파생결합 금융상품 시장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고 그 미상환잔고 추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향후 미래 증시를 예상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ELB와 ELS의 미상환잔고 추이, 자료 : 금융투자협회]

 

위의 ELS,ELB의 미상환잔고 추이를 보면 꾸준히 우상향하며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ELS와 ELB 미상환잔고 합계치는 60조원수준, DLS와 DLB의 미상환잔고를 총금액 31조원을 합치게 되면 90조원이 넘는 무시못할 규모로 커졌습니다.

 

물론, 지금 이 잔고가 당장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략도 다양하고, 만기도 다양하기에 일시에 충격은 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수형의 경우 3년 만기로 발행되는 파생결합 금융상품이 많단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3년 뒤 주식시장이 지금처럼 고요하지 않다면 잠재된 날카로운 이면을 드러낼 수 있음을 기억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지금은 귀여운 고양이처럼 작은 수익을 안겨주지만, 만기가 집중된 시기에 주가지수가 조정세가 나타날 경우 낙인 또는 손실확정을 위한 주가지수 매도가 나타나면서 시장에 호랑이같은 공포감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 시기 전후로 수개월 동안 시장은 충격과 공포속에 빠져 패닉상태에서 투매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향후 파생결합금융상품 잔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지를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후 수년뒤에 큰 시장 돌발변수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워런버핏의 주주 서한"이란 책에는 파생상품에 관한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파생상품은 연쇄반응 위험도 만들어냅니다......"

 

파생결합금융상품이 만들 수년 뒤에 잠재적 리스크 꼭 기억하고 있어야겠습니다.

 

2015년 11월 5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올림

#파생결합금융상품 #미래에잠재적부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