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삼성전자, 자사주 취득/소각 과연 누구에게 득일까?

by lovefund이성수 2016. 4. 28.

삼성전자, 자사주 취득/소각 과연 누구에게 득일까?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오늘 아침 일찍 발표하면서 자사주 취득,소각 공시까지 같이 발표하였습니다. 1분기의 괄목할만한 실적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는 호재를 던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각은 과연 이해당사자 누구에게 득이되는 소식인지 궁금해지게 합니다. (주주?, 회사? , 직원?)

 

 

ㅇ 자사주 취득,소각 : 배당금이 가지는 단점

 

기업들은 주주에게 이익을 분배하는데 있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배당금입니다. 요즘 12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이 주주들에게 지급되었던 것처럼 배당금은 주주들의 몫을 나누어 주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데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금이 무조건 반갑지는 않습니다.

 

일단, 배당권리가 확정될 때 이론적인 주가가 배당금액 만큼 낮아지다보니 배당락일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배당락일에 강제로 주가를 낮추어 거래소에서 기준가를 잡기도 하였습니다. 요즘은 배당락 폭이 과거에 비하여 줄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배당락은 존재하고 수개월 뒤 배당을 받게 되면 왠지 모르게 예전에 녹였던 돈 돌려받는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로 배당금이 가지는 불편한 이유는 배당관련 세금입니다.

배당금을 받을 때 증권사에서 배당관련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지급합니다. 여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최근 기준이 낮아지면서 배당금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게 아닌가 조마조마 해 하는 분들도 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배당금을 오히려 선호하지 않는 투자자들도 은근히 많습니다.

 

[사진참조 삼성전자 홈페이지]

 

 

ㅇ 자사주 취득,소각 : 배당보다 득이 큰 재무 스킬

 

이에 반하여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은 같은 금액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당가치지표들이 높아지게 됩니다. 예를들어 주식수를 절반을 소각한다한다면, 주당순이익은 줄어든 주식수로 인하여 소각전에 비하여 2배커지게 됩니다. 작은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라하더라도 주당가치를 높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자사주 매입 소각은 배당과 달리 세금 부담이 없습니다.

배당금은 배당관련 세금이 떼이지만, 자사주매입은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기만 하면 되니 세금부담없이 주주이익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세번째로, 주주 중시 정책을 생색 낼 수 있단 점입니다.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안다보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하는 경우 주주들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배당보다 더 큽니다.

특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가 방어까지 되니 일석다조(一石多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ㅇ 자사주 취득,소각 : 단점도 존재한다.

 

자사주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수적으로 소모 됩니다.

그러다보니, 한참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을 회피합니다. 그 돈으로 기업 설비 투자를 하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데 돈을 써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사주 취득이 너무 클 경우에는 "기업 성장성이 멈추었다"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재투자냐 주주환원이냐의 정책은 성장 기대감에 영향을 미쳐]

 

 

애플에 스티브잡스 생전에는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돈으로 기술력이 있는 회사를 인수하여 애플의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사후 팀쿡은 대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결정하기에 이릅니다. (스티브 잡스 사망 직전, 애플은 100조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애플에 대한 성장 기대치는 과거에 비하여 크게 낮아졌습니다. 오히려 주주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곳이 없단 뜻인가?"라고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ㅇ 자사주 취득,소각 : 삼성전자 대주주입장에서는 저절로 지분을 높여줘

 

아마 이 부분은 많은 분들께서 간과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자사주 취득/소각 그 자체의 파급력이 크기에 그 자체에만 신경을 쓰게 되지요. 하지만 주주들의 지분율이 변하는 것을 보시면 과연 누가 더 큰 득을 보는지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필자는 캐피탈리즘이라는 경영전략 게임에 심취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필자의 캐릭터가 경영하던 회사 지분은 취약하였고, 수시로 외부 주주들이 지분을 매입하여 경영권을 공격하기도 하였고, 어느 순간에는 회사를 빼앗기기도 하였습니다.

게임을 하다 우연히 한가지 작업을 하다보니 저절로 필자의 회사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사주를 시장에서 매입하고 소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꾸준히 자사주매입 소각을 하다보니, 게임속 필자의 캐릭터는 회사지분을 과반수 이상을 보유하기에 이르더군요. 캐릭터가 돈을 사용하지 않고 그저 회사의 돈으로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대주주 입장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는 논리는 자연스럽게 떠오르실 것입니다.

현재, 삼성그룹 최대주주(이건희 회장외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2595만여주 보유하여 전체 주식수 대비 17.89%입니다. 이번에 삼성전자 보통주 130만주가 매입소각되게 될 경우 지분율은 18.05%로 높아지게 됩니다.  약 0.16%p높아지는 결과입니다.

아주 미약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 만큼 시장에서 지분율을 높인다 한다면 거의 3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효과가 있기에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교과서적으로도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ㅇ 주가 관점, 하방 경직을 강화 시킨 것으로 만족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2014년 후반부터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쥐꼬리 배당으로 인해 주주연합과 갈등을 겪기도 하였을 정도로 주주 환원정책은 성장을 위한 이유로 외면되었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 삼성전자의 우호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며 주주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사주매입과 소각은 일시적인 즉, 매입하는 기간 동안에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이후에는 주가가 하락을 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번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그저 주가 하방경직을 강화 시켜주었다는 정도로 해석하시는게 마음 편하리라 생각됩니다.

 

더 크게 "주가가 폭등할 기회다"라는 관점보다는 그저 바닥을 단단히 해주었다는 정도로 말입니다.

 

2016년 4월 2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