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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회계투명성 꼴찌 한국, 분식/역분식?

by lovefund이성수 2016. 6. 7.
회계투명성 꼴찌 한국, 분식/역분식?

연휴 전인 지난주,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 대학원)에서 발표한  국제 경쟁력 평가 세부항목 중 "회계 및 감사의 적절성" 즉, 회계투명성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이 조사대상 61개국중 꼴찌인 61위를 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하기사 수조원대 손실도 감춰왔다가 일시에 터트리는 기업들이 수시로 발생하니 어쩌면 세계 회계투명성 꼴찌는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업들의 회계에 대한 불투명성을 생각하다보면 분식이라는 단어도 떠오르지만 "역분식"이라는 단어도 저절로 떠오릅니다.

 

 

ㅇ 회계사들 중에는 주식투자를 안하는 이들이 많다

 

얼마전 회계감사를 맡은 회계법인 회계사들이 주식투자로 불공정한 이익을 얻었다는 뉴스가 있었지만, 실제 회계사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주식투자를 안하는 회계사가 매우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스닥 기업 C기업의 회계장부가 의심스럽다"

"회계를 보면 분식회계 조짐이 보이는데 어떻게 투자는가?"

등등 대부분의 기업들의 회계장부에 대한 우려와 의구심을 토로하는 회계사분들이 많습니다.

(너무도 잘 알기에 주식투자하기 두려울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아니나 다를까, 작년 말 금감원의 "2015년 회계감독 분야 설문조사" 결과에서 설문조사대상인 최고경영진(658명), 공인회계사(212명), 회계학교수(62명) 총 932명 중 회계사들은 우리나라 회계투명성 수준에 관한 점수를 7점만점에 3.43점(보통이하)로 평가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일진데, IMD에서 발표한 한국 회계 투명성 순위 61위(꼴지)는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였을 것입니다.

 

[한국 회계 투명도 순위, 참고자료 : IMD,기획재정부/pixabay]

 

 

ㅇ 분식회계...

 

기업들의 회계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분식회계입니다. 회계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예를들어 회사에 볼펜 한자루가 재고가 있다면 시가 1000원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보수적으로 평가하면 이보다 낮은 500원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분식회계를 하는 기업들은 이 1000원짜리 볼펜을 100만원으로 평가하는 등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평가하여 회사의 자산을 부풀리고 이익을 부풀리거나 거대한 손실을 숨기기도 합니다.

 

이런 분식회계를 판단하는 기준은 칼같이 정해진 것이 아니다보니 분식회계에 대한 선을 명확하기 긋기 어렵습니다. 대신 "분식회계 가능성이 높다"라고 볼 정도로 회계장부에 대한 마사지, 윈도우드레싱 등이 임계치를 넘어가는 경우에는 회계감사법인들이 의견거절, 한정 등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게 됩니다.

 

이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아서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기업 회계에 관한 이슈는 고요하지만 일순간에 터지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날벼락과 같은 상황에 빠지게되어 큰 투자 손실을 입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회계감사의 부정적인 의견을 회계법인 탓으로 하는 투자자분들도 많습니다만 원인은 회사의 누적된 분식회계에 있습니다.)

 

 

ㅇ 재무구조 취약 종목들은 분식회계의 임계치 끝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

 

부채비율이 높거나, 적자가 누적된 기업들은 자금 흐름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자금 확보를 위해 매일 같이 외줄타기와 같은 하루하루가 반복됩니다.

거래하는 업체들도 회계장부를 보고 해당 기업에 거래를 할까말까 고민하는데 돈을 빌려줄지, 유상증자 등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자금 줄 입장에서도 회계장부 검토는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더 이상 회계장부가 수치상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여러가지 회계 마사지(조작이라기 보다는) 작업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회계적 융통성이 누적되다보면 미래의 이익을 현재로 모두 땡겨오거나 자산가치를 과대계상하면서 더 이상 이익과 자산을 커버할 수 없는 임계치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다 하루라도 사업상 그리고 자금관리상 어려움이 닥치게 되면 부도로 이어지게 되지요.

그러하기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lovefund가 자주 언급드린 바와 같이 부채비율이 200%가 넘어가는 기업, 2년 이상 적자인 기업, 자본잠식인 기업은 투자에서 피하는 것이 안전한 투자를 위해 꼭 필요한 방책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회계 분식에 관한 용어를 이야기할 때 "역분식"이란 단어도 존재함을 기억해야하겠습니다.

 

 

ㅇ 역분식... 이익을 숨기는 기업들

 

오늘 글을 적으면서 가장 이야기드리고 싶은 것이 바로 "역분식"이었습니다.

재무구조 취약 종목 주의하시란 것은 글을 통해 수시로 언급드려왔습니다만, 역분식은 언급 드린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역분식을 이해하시면 차후에 종목을 선정하시고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는데 참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기업회계는 "보수적 회계"를 지향해야한다고 언급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보수적인 회계가 도를 넘어 역분식 수준에 이르는 기업들도 은근히 많습니다. 보통 역분식의 경우는 회계적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에 투자자들에게 리스크 요소는 아니다보니 감사의견 거절과 같은 일은 일어날 확률이 극히 적습니다.(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 다시 볼펜 이야기를 꺼내겠습니다.

1000원의 시장가치가 있는 볼펜 한자루.

분식회계를 하는 기업은 100만원으로 볼펜한자루를 재고자산으로 평가하겠지만,

역분식을 하는 기업은 1000원의 볼펜한자루를 소모품비로 비용처리 해버리거나 1원으로 극단적으로 낮게 가치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역분식을 하는 기업들은 이익이 줄어들고 자산규모가 실제 시장가치보다 낮아지게 됩니다.  이런 역분식은 몇가지 목적성이 있습니다.

 

첫째, 세금 회피

이익을 최대한 회피하고 비용처리하여 절세 효과를 노리는 목적

 

둘째, 직원들의 긴장 조성

이익이 낮으니 직원들의 절약정신 강조하면서 임금 인상을 최대한 막고자하는 목정

 

셋째, 빅배스 및 구조조정

새로운 경영진이 취임 후 초반에 과거 잠재적 손실을 모두 털어버리는 빅배스 효과와 여러가지 이유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이 극대화 되기 위해서는 회사의 이익이 크게 줄거나 대규모 적자가 나는 것이 "명분"을 만드는 근거가 됩니다.

 

"과거! 김CEO가 대규모 손실을 은폐했지만 새로 취임한 박CEO가 모두 없애고 회사를 살렸도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적자인데, 구조조정을 안할 수 없다!!! 임금을 동결하겠다"

 

넷째, 경영승계 과정

기업 오너에서 2세, 3세로 경영 승계과 되는 과정에서는 지분을 증여하기 위해 혹은 상속을 대비하기 위해 기타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주력회사의 이익이 너무 거대해 지는 것을 원치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때는 최대한 보수적인 회계를 적용하여 역분식을 취하게 되고 그 외 다양한 목적으로 역분식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ㅇ 역분식 : 현금흐름은 못 숨겨...

 

부장님 개그 중에 이런 유머가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어떤 사람이 소리없이 방구를 뀌고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아우 냄새는 어쩔꺼야"

 

이런 이야기처럼, 이익과 자산을 회계상 숨기더라도 방구냄새(?)와 같은 역분식 혹은 보수적인 회계로 인한 결과물이 있습니다. 이는 바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입니다.

 

분명 회사의 이익이 크게 줄어간다는데 이상하게 영업현금흐름은 변함없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감가상각비를 과대 계상하여 손실을 늘리거나 기타 미래 손실을 미리 땡겨서 실현시키거나 현재 이익을 미래로 최대한 늘렸기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이런 기업들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어느 순간 뭉쳐있던 이익을 일시에 터트려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봉착하게 됩니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입안에 물고는 "나 도토리 없다"라고 해도 계속 도토리를 입에 넣어 쌓아두면 어느 순간 뱉여내야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기업의 순익과 영업활동에의한 현금흐름추이]

 

 

어느 기업이라고는 굳이 이야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최근 몇년 회사가 위기라면서 우는 소리가 반복되었고 순이익이 감소하였지만 오히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크게 늘었습니다.

요즘 경기가 않좋아 이런 기업을 찾기는 어렵지만 만약 이런 케이스를 만났다면 그리고 그런 경향이 너무도 오랜기간 반복되었다면, 투자에는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익을 숨겨두다보면 어느 순간 "손대면 톡~"하고 이익이 폭발적으로 터지기 때문입니다.

 

2016년 6월 7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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