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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투자에서 융통성, 약일까 독일까?

by lovefund이성수 2016. 6. 14.

주식투자에서 융통성, 약일까 독일까?

약세장을 만나게 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융통성" 이란 말입니다. 시장이 무언가 변했으니 유연하게 전략을 바꾸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입니다.

마치 손자병법에 나오는 상산의 뱀처럼, 머리를 공격하려하면 꼬리로 되받아치고 꼬리를 공격하려하면 머리로 공격하는 그런 융통성 높은 투자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융통성이 투자에는 약이 될지 혹은 독이 될지는 생각 해 볼 문제입니다.

 

 

ㅇ "유연한 대응"을 원하는 투자자의 마음

 

투자자들에게는 자신만의 투자전략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평온할 때는 그 전략을 잘 지켜갈 수 있지만,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게 되면 무언가 전략을 바꾸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마음에 생기면서 갈등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다시 시장이 빨리 안정을 찾을 경우에는 자신의 투자 원칙을 지켜가게 되지만 그 변동성이 시간이 갈 수록 더 거세지게 될 경우에는 유연한 대응을 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거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마음에 상황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기에 이릅니다.

 

마치, 고전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쟁터에서 전략을 화려하게 펼쳐보고자 하는 마음이 일렁이게 됩니다.

 

"손해 본 주식은 모두 매도하고, 재빨리 시세가 살아있는 테마주로 돌격하라"

"앞으로의 형세가 안좋으니, 일단 후퇴하여 자금을 재정비한다. 매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번 매매에 패한 매매전략을 폐한다!"

 

 

ㅇ 유연한 결정? 판단? 결국 즉흥적이고 직관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사진참조 : pixabay]

 

 

사람심리란게 불리한 상황 혹은 위급한 상황에 몰리게 되면 정보를 취합하여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직감을 "신의 한수"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불리한 중에 위기를 극복하면 역전이라는 쾌감을 맞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불리한 상황에서는 객관적인 자료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한쪽으로 쏠린 정보들을 더 선호하게 됩니다.

 

또 하필이면 그런 어려운 시기에는 상황판단을 흐리게하는 자극적인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오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2008년 금융위기가 절정을 이루던 가을이었습니다. 그 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연일 급락작이 반복되던 때, 리먼브러더스 파산 뿐만 아니라 굵직한 금융사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계속 제기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이 매일 반복되다보니 쏟아지는 정보들 뉴스 기사들에는 또 다른 위기론, 국내 대기업 부도설 등과 같은 자극적인 내용이 가득하였습니다.

 

이상하게도 투자자들은 이런 부정적인 심리를 자극하는 정보를 그 당시 더 갈구하였고, 종합주가지수가 붕괴되어 500p로 회귀할 것이라는 어떤 전문가의 글에 많은 사람들이 최면걸리듯 동화되기에 이르렀고 결국 그 시기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즉흥적인 판단으로 비관론에 맞춘 투자 전략일 취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기 이후 오히려 시장은 큰 랠리가 찾아왔지요)

 

2001년 911테러 당시에도 많은 수의 투자자들이 충격적인 심리 상태 속에 마음 속에 떠오르는데로 즉흥적인 매매 판단을 하였습니다.

뉴욕에 있는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여객기 테러로 인해 붕괴된 장면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고, 경제 위기론이 연일 쏟아지면서 시장에는 투매가 연일 이어졌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돌발악재였기에 더 충격적이었던 당시 911테러는 투자자들을 즉흥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런 결정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였습니다.

"시장이 바뀌었으니, 유연하게 결정해야...."

 

[갑자기 찾아온 하락장은 투자심리를 괴롭히고, 사진 : pixabay]

 

ㅇ 융통성 때문에 전략을 바꾼다?

 

마치 삼국지의 조자룡처럼 동해번쩍 서해번쩍하면서 역동적으로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모습을 투자자들은 상상하곤 합니다. 이러한 다이나믹한 반응을 위해서 유연함이 필요하다하지만 이 유연함을 가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냉정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위에 언급드린바와 같이 거의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유연함, 융통성이라는 이유로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아닌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냉정함과 객관적인 분석은 유연한 매매판단을 정확한 투자 판단으로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감정에 의한 융통성은 오히려 현실회피 심리 일 뿐, 투자 심리를 공황상태에 빠트리게 됩니다.(올라가도 걱정, 내려가도 걱정)

 

그렇기 때문에 냉정한 마인드에서 유연한 판단을 하지 못할 바에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든다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기존 전략의 전제 조건은 나름대로 논리와 이유 그리고 백테스팅 등으로 검증된 전략이어야 합니다.)

오히려 기존에 검증된 전략들이 감정이 배재되어 있기 때문에 더 냉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투자에 융통성을 적용할 때 냉정하고 객관적인 데이타 속에 판단 한 것이라면 약이 될 수 있겠지만,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정보들을 통해 판단한 융통성은 독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 요즘같은 장세에서 많은 분들이 종목을 성급하게 바꾸거나 알고리즘매매를 하시는 분도 갑자기 새로운 전략을 만들었다면서 전략을 바꾸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투자를 수렁으로 몰아넣게 되는 지름길임을 꼭 명심하시고 한번 더 최종 판단을 내리기 전에 재고 해야하겠습니다.

 

2016년 6월 14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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