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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변동성은 왜 하락장에서 특히 높아지는가?

by lovefund이성수 2016. 6. 15.

변동성은 왜 하락장에서 특히 높아지는가?

브렉시트가 시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하면서, 또 다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 되었습니다. 약세장이 발생되면 유독 강하게 치고올라가는 시장 변동성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동성이 만드는 시장의 특징 그리고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 해 볼 수 있습니다.

 

 

ㅇ 하락장에서 변동성은 특히 높아진다.

 

[변동성지표 VKOSPI와 종합주가지수]

 

 

위의 표는 종합주가지수와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지수를 같이 그린 차트입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시장이 상승할 때에는 조용해지는 변동성이 시장이 하락할 때에는 크게 올라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1년 8월 하락장에서는 단숨에 변동성이 3배가까이 상승하기도 하였고, 그 후 박스권 장에서도 시장이 하락할 때마나 VKOSPI는 높은 변동성을 만들어 왔습니다.

 

특히 2014년 이후에는 극단적으로 낮아진 변동성으로 인해 언제든지 변동성이 확대될 조짐을 내포하고 있었고, 2015년 여름 이후 약세장에서 또 다시 변동성을 높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일까요, VKOPSI와 종합주가지수의 일간 등락률을 통해 상관 관계를 분석하여보면 상승장에서의 변동성과 하락장에서의 변동성에는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간 지수 등락률이 상승일 때 VKOSPI와 종합주가지수의 상관관계는 -0.45 입니다.

지수가 상승할 때 변동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이지만 이는 아주 강력한 수준의 상관관계는 아닙니다.

반대로 일간 지수 등락이 하락했을 때, VKOSPI와 종합주가지수의 상관관계는 -0.65로 크게 높아집니다. 즉, 시장이 하락할 때 변동성 상승은 눈에 띄게 나타난다는 통계적 증거인 것이지요.

 

그런데 변동성 확대는 하락장에서도 나타나고 과열권의 상승장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만 왜 유독 하락장에서 변동성이 크게 상승하게 되는 것일까요?

 

 

ㅇ 하락장 : 제도적 혹은 기계적인 도미노 매도 현상

 

하락장이 일정기간 지속되다보면, 몇가지 제도적인 혹은 기계적 매도가 도미노처럼 연이어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용융자나 주식관련 대출과 연관된 "마진콜"입니다.

유지증거금을 하회하는 신용융자나 주식관련 대출에 대해서는 매도가 발생되게 되는데, 이 때 매도는 강제적으로 청산이 쉽게 가능한 호가로 매도 주문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강제청산을 당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되도록 좋은 가격에 매도되기를(높은 가격으로) 희망하지만 이 때 매도는 기계적인 매도이다보니, 호가를 낮추면서 매도하거나 시장가로 매도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시장이 하락하게 될 때에는 소위 "급매물"이 쏟아지게 되고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에서 여러 헷지들이 일순간에 쏟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들어 동적포트폴리오 보장(Dynamic Portpolio Insurance)에서는 시장이 하락하면 풋옵션의 델타값이 커짐에 따라 주식을 매도하거나 선물을 매도하여 헷지비율을 맞추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미국증시에서는 1987년에 블랙먼데이가 발생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30여년이 흘렀기에 그 때보다는 정교해지고 발전했겠지만, 시장이 하락할 때 시스템적인 헤지가 변동성확대와 더불어 주가지수 하락으로 인하여 발생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시스템적인 혹은 기계적인 매도가 급하게 유발되면서 시장 하락을 가속화 시키게 됩니다.

 

 

하락장 : 투자 심리의 붕괴, 하락장 막바지에 등장

 

이러한 제도적 혹은 기계적 매도는 하락장 전체에 걸쳐서 나타납니다. 그런데 하락장의 클라이막스는 투자심리 붕괴가 발생했을 때 만들어 집니다.

10%,20%지수 하락까지는 어느 정도 투자심리가 흔들려도 견뎌내던 투자자도 20%를 넘어가게 되면 인내심에 한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이전에 벌써 기계적이거나 제도적인 매도가 쏟아져 간헐적으로 시장을 폭락시켜왔고, 이 과정에서 높아진 변동성은 공포심리를 부각시키게 되지요.

이 즈음 되면 VKOSPI지수는 단순히 변동성 지수라는 의미를 넘어, 미국 증시의 VIX지수와 함께 비교되면서 "공포지수"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묘사됩니다.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비관적인 뉴스가 흘러나오고 제도적인 매도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외국인과 기관의 현물매도/선물매도가 통계치로 잡히니 더 이상 시장은 회복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에 빠지게 되지요.

 

[하락장 막바지에 투자심리는 붕괴된다. 사진 : pixabay]

 

결국 하락장의 막바지에 이를 때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붕괴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됩니다.

"더 이상 못참겠다. 이유 불문, 일단 팔고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그 매도는 공황상태에 빠진 사람이 어둠 속에서 소리지르며 도망가는 듯한 느낌의 매도이다보니 호가를 불문하고 일시에 모든 물량을 투매하게 되고, 이 물량이 일시에 쏟아질 때 시장은 극단적인 변동성 확대가 나타나게 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투매는 몇년에 한번씩 하락장 말기에 나타나게 되지요.

 

 

ㅇ 하락장 속 변동성 확대 : 위기와 기회의 공존 속

 

이렇게 하락장속 변동성이 확대되게 되면 자연스럽게 비이성적인 투자심리가 가득차게 됩니다. 심지어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헷지전략에 사용되는 변수들 또한 과연 이게 의미있는 통계적 수치인지 감정적인 수치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 시장은 아직 그 정도의 극단적인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할 수록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로 인하여 투자자들의 비성적인 면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상승장에서는 폭등장이 아니라면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완만해 지고,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집니다. 상승장이 완만하게 이어지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자취를 감추게 되어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집니다.

 

그런데 시장이 하락하고 변동성이 높아지며 비이성적인 모습이 시장에서 많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 때는 투자 기회가 몽실몽실 만들어지고 있을 때입니다. (가장 최고의 시기는 투자심리가 붕괴되었을 때이지요)

 

대신 이 과정에서 시장 하락이 지속되다보니 어려운 시기가 따릅니다.

단, 이 기간 원칙을 지켜내느냐 혹은 투자심리에 휩쓸려 무너지느냐가 투자 고수와 하수를 가르게 될 것입니다.

 

 

2016년 6월 15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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