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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12월 선물옵션 만기일 헤프닝 : 주가 왜곡현상의 대표적 사례

by lovefund이성수 2017. 12. 15.
12월 선물옵션 만기일 헤프닝 : 주가 왜곡현상의 대표적 사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은 마녀들이 마법을 부린 듯 주식시장이 혼란에 빠진다하여 트리플위칭데이 혹은 쿼러플 위칭데이라 부르곤 합니다. 그도그럴 것이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만기일에 동시에 정리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이 급등락이 만들어지다보니 투자자들에게는 만기일은 왠지 모르게 불안하게 느껴지곤 하지요.

그래도 오랜 기간 만기일엔 조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어제 2017년 12월의 마지막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는 우정OOOO이 넘치는 마녀들의 활약에 주식시장에 헤프닝이 발생하였습니다.

 

 

ㅇ 12월 만기일 마감, 주가지수의 어이없는 동시호가 추락

 

만기일 장중 종합주가지수는 2500p을 넘을 정도로 힘차게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시를 넘어서면서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동시호가 들어가기 직전에는 당일 지수 등락률은 플러스였으니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헤프닝은 동시호가 10분 사이에 발생하게 됩니다. 종합주가지수 기준 1%넘는 하락이 동시 호가 사이에 만들어지면서 당일 전체적으로는 고점대비 2%p가까이 주가지수가 하락한 결과로 어제 장이 마감됩니다.

 

주가지수만 보았을 때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발생하는 현상이려니 하였습니다. 몇년에 한번씩은 있어왔고 2000년대 초중반에는 수시로 발생했던 현상들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동시호가 추락은 코스피200에서 거래량이 작고, 시가총액이 중하위권에 있는 종목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났습니다.

 

 

ㅇ 쌍용양회 20% 폭락, KCC 17%폭락 마감하였지만, 그런데 하루만에 제자리

 

만기일 지수가 나온 후, 코스피200 종목들을 쭉보다보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권은 그럭저럭 만기일 충격이 크진 않았는데 시가총액 중하위권에 있는 종목군에서 폭락(?)한 종목들이 여럿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폭락 수준을 넘어 거의 하한가에 이르렀다고 표현해야할 정도로 말입니다.

 

대표적으로 쌍용양회가 20% 폭락하였고 KCC가 17% 폭락하였는데, 순간적으로 건설관련 어떤 이슈가 있는 것이 아닌가 고민하는 투자자도 계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호가갭이 너무 컸습니다. "만기일에 정리매도하면서 그냥 던져버렸구나..."라는 경험적 직감은 저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투자자들도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 포지션을 가지면 만기일에는 선물과 옵션 포지션이 정산되기 때문에 기준 지수가 결정되는 동시호가에는 보유 주식을 매도해야만 합니다. 어짜피 차익거래는 선물옵션과 현물간의 작은 이익만 취하면 되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매도를 사람이 손으로 주문을 넣든 프로그램이 작동하여 매도 주문이 들어가든 확실한 것은 기계적으로 무조건 체결되는 방향으로 매도 주문이 던져지게 됩니다.

 

[12월 14일 만기일에 발생한 몇몇 KOSPI200종목의 급락 그리고 시간외 거래에서의 급등]

 

 

위의 사례는 역사적 기록물로 남겨놓기 위하여 쌍용양회의 만기일 장마감 호가 그리고 시간외 단일가 호가를 모아서 캡쳐한 사진입니다. 아마도 이 기록은 차후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때마다 등장할 하나의 사례가 되어주리라 생각됩니다. (2010년 11월 11일 만기일 도이치 사태도 큰 헤프닝을 만든 사례였지요)

 

자료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만기일 장마감 호가에서는 4천원이 넘는 호가갭을 만들면서 마감한 쌍용양회가 시간외 단일가 호가에서는 상한가로 올라가 있습니다. 만기일 다음 날인 오늘은 거의 30%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기일 동시호가 쇼크가 하루도 안되어 모두 사라진 것입니다.

 

 

ㅇ 만기일만 노리는 낚시꾼 늘어날 듯.

 

시장 참여자 중에는 이상호가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주문을 넣는 매매 시스템을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과거 99년 2000년에도 있었으니 지금은 더 많은 투자자들이 사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통 이런 매매를 낚시꾼 매매라고도 합니다. 매매 시스템이 이상 호가가 발생한 종목을 저가에 매수하거나 기계적으로 여러 종목에 하한가 주문을 걸어놓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이 모습이 마치 낚시하는 듯 하다하여 낚시꾼 매매라 합니다. 1년에 한두번 걸리면 은행이자는 뽑는가 봅니다.

 

그런데, 이번 만기일 이후 이러한 매매 방식이 은근히 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분이 쌍용양회에 매우 낮은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넣어놨는데 모두 체결되었다 SNS상에서 자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개념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간단한 알고리즘을 세우기만 하면 되니 말입니다. 

1. 만기일 동시호가 때 모든 코스피200 종목의 예상 체결가를 계속 감시하다가

2. 만약, 동시호가 직전 가격보다 20%이상 하락할 경우 매수

3. 당일 시간외 단일가에서 매도 or 익일 오전에 매도

 

이러한 만기일 주가 헤프닝, 한편으로는 주가 왜곡을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헤프닝들 왜곡현상의 원인들을 생각 해 본다면 또 다른 투자 방법들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17년 12월 15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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