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과정에서 사업을 키우기 위하여 혹은 경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상증자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기존 주주에게 우선배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도 합니다. 투자자 본인이 보유한 종목 혹은 관심있는 종목에서 유상증자가 발생하게 되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해야할지 혹은 부정적으로 해석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원론적으로 곰곰히 생각 해 보면 유상증자가 단기/중장기적으로 어떤 현상이 발생할지를 예상 해 볼 수 있습니다.
ㅇ IT버블 시기였던 1999년엔 유상증자는 호재였었는데...
1999년 IT버블이 극단을 향해 달려가던 시기 코스닥 기술주들은 작은 이벤트에도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였습니다. 회사명을 "~테크"로 변경한다하여 오르기도 하고, 닷컴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는 이유로 급등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 호재로 해석되었던 이벤트가 있는데 바로 "유상증자"입니다.
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들이 많지 않다보니, 코스닥 기술주들 중 유상증자를 하는 기업들은 주가가 더 큰 탄력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 때 이런 수식어가 종종 붙기도 하였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 성장성에 대한 기대"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으로 사업을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해석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그 유상증자로 들어간 돈들이 허무하게 회사에서 녹아없어지는 것을 본 투자자들은 그 이후 유상증자를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전자공시에는 기업들의 유상증자 이벤트들이 매일 여러건 올라오고 있다]
ㅇ 유상증자의 2가지 기업관점 : 비싸게 주식을 판매하거나 급한 상황이거나
신규 투자자입장에서는 거래되고 있는 현재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유상증자 공모가격이 결정되기를 바라겠습니다만, 기업과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되도록 비싸게 유상증자 가격이 결정되길 바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대주주를 중심으로한 기존 주주들은 지분률 희석이 적게되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가장 좋은 호기는 기업의 주가가 호재성 재료들과 함께 주가가 천정부지로 상승할 때입니다.
원론적으로 유상증자는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판매하는 개념이기에 최대한 비싼 주가일 때 유상증자가 진행되곤 합니다.
가끔 특정 테마 이슈로 급등하는 기업에 돌발적으로 "유상증자" 이슈가 발생하는 것도 경영진이 볼 때에는 일부 지분율 희석을 감내하더라도 유상증자를 했을 때 큰 어드벤티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도 유상증자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보통 이러한 때는 해당기업이 자금이 급히 필요하다보니 낮은 주가 수준에서도 유상증자를 전격적으로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정 기업이 재무적 리스크가 커지거나 유동자산이 급격히 줄어들어 자금난 가능성이 있을 때 낮은 주가에서도 원치않지만 유상증자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 기업관점에서의 2가지 유상증자 상황을 보게 되면 전자쪽은 유상증자를 하는데 있어 여유로움이 있어 높은 증자가격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후자쪽은 유상증자를 하는데 있어 불리한 부분이 많다보니 파격적으로 증자가격을 낮추기도 합니다.
ㅇ 유상증자 : 단기적으로는 어째거나 부담
비싼 가격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하든, 낮은가격에서 부득이하게 유상증자를 추진하든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악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에 비하여 점점 투자자들이 현명해 졌다보니 유상증자 속에서 나타나는 경영진의 의도를 투자자들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상증자가 대규모로 결정되게 될 경우 기업 주가에는 단기 악재로서 한동안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이 비싼 가격인가 보구나"라고 투자자들이 해석하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증자 가격을 대략 계산하여보면 현재 주가대비 대략 몇%하락한 수준인지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 현재 주가대비 유상증자 가격이 50%낮고 20%수준의 증자일 경우 50% X 20% = 10% 정도 가격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상증자 규모가 전체 주식수 대비 10%미만일 경우에는 증자 물량 부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악재로서의 생명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증자 물량이 상장될 때 이 물량이 상장시점에 매물로 출회 될 수도 있기에 유상증자 기간 전체 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곤 합니다.
ㅇ 유상증자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능력이 변수
과거 99년 IT버블 당시에는 유상증자로 받은 자금을 엄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그저 회사에 현금으로 쌓아두어 투자자들이 원했던 성장성과는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유상증자로 들어온 자금으로 현명하게 기업 경영에 잘 사용하는지, 그 능력이 장기적인 변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그 유상증자 자금으로 급하게 경영자금에 수혈한 상황이라면 성장보다는 턴어라운드 가능성 여부를 관찰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미 유상증자 전부터 기업 경영 위기 가능성이 주가가 하락했을 것이고 유상증자로 인해 한번 더 주가가 빠졌을 터인데, 만약 기업의 숨통이 틔이는 것이 관찰된다면 턴어라운드 관점에서의 중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기업이 사업확장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이라면 그 자금으로 새로운 사업 진출이나 확장이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변수일 것입니다. 성장성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면 단기적인 부침 후에 주가는 그 성장성을 따라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다만, 이 때 체크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혹시 이 회사가 습관적으로 유상증자를 했던 회사인지를 보아야하겠습니다. 가끔 새로운 사업을 확장한다하면서 연단위로 유상증자를 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는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우하향하여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고 말지요. 비록 그 때마다 사업에 대한 꿈같은 희망을 기업이 제시하긴 합니다만....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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