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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버블의 두 기준 : 심리적 버블/밸류에이션 버블 그리고 한국증시는?

by lovefund이성수 2018. 8. 27.

버블의 두 기준 : 심리적 버블/밸류에이션 버블 그리고 한국증시는?

주말 사이 우연히 "튤립 피버"라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광풍을 배경으로한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은 튤립 가격 급등에 남녀노소, 직업 귀천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튤립 버블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지요.

인류 투자 역사의 대표적인 버블 기록으로 남아있는 튤립 광풍 그 이후, 투자의 세계에는 버블이 종종 발생되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버블을 설명하는데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심리적 버블"과 "밸류에이션 버블"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런데 이 기준으로 볼 때 한국증시는 어떠할까요? 그리고...... 최근 심리적 버블이 형성된 투자 대상이 하나 있는데 그곳은 어디일까요?

 

 

ㅇ 심리적 버블 : 가장 대표적인 버블 상태

 

[버블의 2가지 개념 심리적 버블 그리고 밸류에이션 버블]

 

 

투자와 투기의 세계에서 버블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버블이 존재해야만 새로운 산업이 발생한다는 논리도 존재하지요. 물론 그러한 버블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만든다하더라도 그 버블의 중심에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버블이 투자 결과의 키를 가지고 있다보니 버블이 생성되고 붕괴되는 과정에서 흥분과 분노 그리고 광기와 탐욕과 같은 심리 상태의 변화가 발생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심리적인 버블 상태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버블 상태가 만들어지고 점점 버블이 커져갈 수록 나타나는 대표적인 버블 심리 상태는 바로

"지금 쫓아가지 않으면 남들에게 뒤쳐진다!"라는 투자심리가 자기 자신을 장악한다는 것입니다.

 

남들에게 뒤쳐진다는 생각처럼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본능적으로 남들과 비교를 하게 됩니다. 내가 남들보다 재산이 적다거나 혹은 배우자가 다른 집보다 벌이가 좋지 않다거나, 자녀들이 학교 공부를 친구네 자식들 보다 못할 경우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상대적 박탈감을 심하게 느끼게 되지요.

 

투자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내 자신의 투자나 재테크가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생각되면서 살짝 배아픈 수준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리적 버블 단계에 접어든 투자 대상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쫓아 들어가지 않으면 늦는다"라는 공황심리가 지배하게 됩니다.

 

지금은 믿기 어렵겠지만 1999년 IT버블 당시에는 코스닥/벤처 기업에 투자하지 못하면 바보로 몰리기도 하였고, 2007년에는 차이나 펀드에 가입하지 않으면 내 자신이 수익을 만들지 못하는 바보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증권사 건물을 휘감는 긴 줄이 있어도 이를 감내하고 투자에 뛰어들기도 하였습니다.

워낙 예전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으실 수도 있겠군요. 쉽게 떠올리시자면 올해 초 가상화폐 열풍 기억나실 것입니다. 더 다른 설명 없어도 심리적 버블 상태 가상화폐 케이스에서 바로 이해되시지요?

 

그리고 버블 심리 상태에서는 국가가 그 버블을 통제하는 것에 대하여 해당 투자자들이 감정적으로 저항합니다. 버블심리에 쏠린 더 큰 바보가 들어와야 내가 수익을 거두는데, 국가의 통제와 제약은 내 자신을 마지막 큰 바보로 만들고 말기 때문입니다.

 

99년 IT버블 당시 12월에 금융 당국 관계자가 코스닥 버블을 조심하라 했다가 뭇매를 맞았던 일들, 올해 초 가상화페 버블을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먼저 통제를 가하던 그 때, 정부를 뒤집어 엎겠다는 등 강한 반감을 가진 버블 투자자들의 모습들이 대표적인 심리적 버블 상태에 있는 투자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심리적 버블 상태에 있는 투자자들은 갑자기 자유주의자적 경제학자들로 바뀌곤 하지요.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국가가 버블을 통제하지 않으면, 이러한 심리적 버블 상태에 빠진 투자 대상은 가격이 어디까지 상승할지 모릅니다. 버블인 것은 알더라도 투자자들은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내 자신이 바보가 된다는 생각에 급하게 매수하게 되고 가격은 끝없이 상승하게 되지요. 1999년 IT버블 당시 새롬기술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년도 안되어 100배 상승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심리적 버블은 마치 영화 튤립 피버에 나온 광기처럼, 순식같이 사람들을 버블에 뛰어들게 하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냉정하게 바뀌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끝없는 폭등 후 폭락이 나타나게 되지요.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끝나고나면 경제는 오랜기간 큰 후유증을 겪고 맙니다.

 

 

ㅇ 밸류에이션 버블 : 합리적인 가격을 넘어선 투자 대상

 

대부분의 투자 대상들은 나름대로의 가격 기준들이 존재합니다.

주식은 PER,PBR,PCR,EV/EBITDA, 현금할인 모형 등등 다양한 주가 추정 모형이 있고, 채권은 거의 완벽한 채권 가격공식이 그리고 옵션시장은 블랙숄츠모형 등처럼 투자 대상들은 자기 나름의 투자 공식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 기준이 두리뭉실한 투자 대상이라도 나름의 기준은 가지고 있습니다. 금의 경우는 특정 시기의 동일한 물건에 대한교환가치를 기준으로 삼기도 하지요.

 

그런데 심리적 버블이 발생했다하여도 밸류에이션 버블이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심리적 버블이 생긴 경우는 큰 충격없이 마치 찻잔 속 태풍처럼 끝나게 되고 투자자들에게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심리적 버블이 발생하였을 때 밸류에이션 버블까지 발생한 경우에는 심각한 폭등/폭락을 만들고 맙니다. 이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기준을 넘어선 가격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양한 기준들이 새로이 제시되기도 하는데 이 결과 "기준이 없는 밸류에이션"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99년 IT버블 당시를 생각 해 보면, 주가가 버블 속에서 상승하는 이유를 PER로 설명이 안되니 PSR로 그리고 PSR로 설명이 안되니 PEG로 이 선도 넘어가니 회원수 증가에 있어 1인당 엄청난 시총 가치와 있다하면서 말도안되는 기준으로 설명하기도 하였지요.

 

그 결과는 폭등 후 폭락입니다. 기준이 없는 것과 같기 때문에 끝없이 폭등하는 듯 하지만 반대로 하락할 때에는 가격 기준이 없기 때문에 끝없이 하락하게 되지요, IT버블이 붕괴되던 그 해 코스닥지수가 1/6수준의 하락을 하였고 90%이상 하락한 기업들이 수두룩 하였던 것이 이러한 모습이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2000년 IT버블 대표적인 심리적버블과 밸류에이션 버블이 겹친 케이스]

 

 

최근 사례를 들자면.... 가상화폐를 다시 한번 꺼내지 않을 수 없군요.

밸류에이션 기준 자체가 없는데 심리적 버블이 형성되면서 끝이 없는 듯 가격이 상승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지금 아니면 뒤쳐진다는 생각에 빠졌고, 당시 가상화폐 버블을 경고하던 다큐 프로를 보고 오히려 "호재"로 해석하면서 가즈아!!!를 외쳐댔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끝없는 버블 붕괴였지요.

 

 

ㅇ 현재 한국 증시는? 심리적 버블도 없고 가격 버블도 없다.

 

간혹 밑도 끝도 없이, 한국 증시는 버블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과연 한국증시는 버블일까요? 위에서 언급드린 심리적 버블과 밸류에이션 버블 두 기준으로 생각 해 보면 현재 한국증시에 과연 버블이 있는지 생각 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특정 업종에는 버블 기운이 있긴합니다만, 시장 전체로 본다면 한국증는 버블이라 보기에는 너무도 버블 기준에 미흡합니다.

 

첫째, 심리적 버블 기준으로보자면 주변에서 그 어떤 누구도 지금 당장 주식투자를 하지 않으면 삶이 뒤쳐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지요. 오히려 주식투자는 패가망신 지름길이라며 예능프로에서 웃음거리로 쓸 뿐입니다.

 

두번째로 밸류에이션 버블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증시는 밸류에이션 버블에서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PBR레벨은 역대 최저치 수준에 근접 해 있고, PER나 배당수익률 다른 기준들도 버블이라하기에는 너무도 고요합니다. Starcapital 이라는 국가별 밸류에이션 레벨을 분석하는 사이트를 보면 항상 한국은 저평가 상위권 국가에 오랜기간 위치 해 있습니다.

 

어떠한 버블이 없는 한국주식시장... 굳이 결론을 내리지 않더라도 미래 어느 날 현재를 보면 많은 의미를 미래 사람들에게 던져줄 것입니다. "왜 2018년... 그 해 사람들은....?"이라면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기에 앞서 심리적 버블에 관한 최근 사례에 관한 한 꼭지를 남기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최근 심리적 버블이 형성되어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지금이라도 뛰어들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투자 대상이 자주 뉴스에 등장하지요. 그 심리적 버블에 빠진 대상은 바로 서울 부동산입니다. 가격 버블은 잣대에 따라 틀리기에 밸류에이션 버블은 아닐 수 있지만, 확실히 심리적 버블 상태에 들어와 있습니다.

 

8월들어, 몇년 사이에 집을 사지 않았던 지인들에게서 전화가 자주오고 있습니다.

"친구야 올초에 왜 서울 어디 사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 했는가?...그 때 못 사서.........."

주로 이런 이야기입니다. 지인들은 애간장이 타 녹아 있습니다. 호가가 끝없이 올라간다면서 빚을 몇억을 내면 살수 있다며 한탄을 합니다.

 

그런 지인들에게 강한 어조로 이렇게 답을 줍니다.

"5년 전, 심리적 버블이 전혀 없던 그 때, 사라사라 할때 왜!!! 안샀나? 너는 실수요자여서 부담없이 사도 괜찮았는데, 그 때는 1억5천 대출은 부답스럽다면서 지금은 3억 대출이 전혀 부담이 없나 보구나..."

 

몇일 전 우연히 퇴근 길 버스에서 2년전에 저와 같이 고민하여 서울 모처에 집을 샀던 지인분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집이 폭등하니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아파트를 또 한채 사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 모든 모습들에서 요즘 부동산 시장관련하여서는 심리적 버블 모습을 너무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심리적 버블.... 어디까지 상승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끝은 어딘지 알 수 없기에 사람들 애간장을 녹입니다. 더 큰 바보가 빨리 들어오기를 바라고 심리적 버블에 대한 경고와 국가의 통제를 비웃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고 통제하지 말라 하겠지요? 그 옛날 모든 버블이 그러했던 것 처럼 말입니다.......

 

버블의 상투를 잡는 그 더 큰 바보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가격은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심리적 버블 후에 경제적 후유증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2018년 8월 2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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