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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의 진바닥, 신용융자가 충분히 줄어들어야한다.

by lovefund이성수 2018. 10. 15.
주식시장의 진바닥, 신용융자가 충분히 줄어들어야한다.

지난 주 증시 쇼크 후, 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려 하고 있지만 진짜 바닥이 언제일까라고 언급하기에는 아직도 10월 1~2주 하락충격이 큰 상황입니다. 지난 여름 증시 하락 당시, 두달여 안정세를 취했다가 10월에 맥없이 주저앉은 상황이다보니 시장참여자들로서는 더욱 바닥을 논하기가 어려운 즈음, 주식시장의 바닥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증시 통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용융자 잔고 추이"입니다. 그런데... 신용융자 잔고를 보다보면, 아직은 조금 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함을 짐작하게 합니다.

 

 

ㅇ 어설픈 반등 속에 신용융자 급증 : 오히려 독(毒)

 

지난 주, 갑작스러운 시장 약세 속에 "신용융자 반대매매"관련 증권 뉴스들이 쏟아졌습니다. 주식시장이 상승장일 때에는 신용융자가 증시를 불태우는 휘발유같은 역할을 하지만 증시가 급하게 하락할 때에는 신용융자 잔고의 강제 청산으로 인해 개별 종목 단위에서는 폭락 양상이 발생합니다.

 

주식 레버리지 투자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통계인 '신용융자 잔고 추이' 자료는 금융투자 협회에서 매일 발표되고 있습니다. (※ 증권방송에서 광고로 나오는 주식관련 대출 등은 간헐적인 뉴스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뿐이지요.)

그런데 신용융자 등의 레버리지 투자 통계치는 주식시장이 상승장일 때에는 자연스럽게 함께 증가합니다. 문제는 하락장이 발생하였다가 반등이 나올 때 반등폭보다 더 강한 신용융자 잔고 급증이 발생할 때 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여름 이후 반등장에서 급하게 증가한 신용융자, 자료참조 : 금융투자협회]

 

 

지난 여름 조정장에서 신용융자 잔고가 연초 수준으로 충분히 줄어들어야한다고 언급드렸었는데 8~9월 반등 과정에서 오히려 4~5월 상승장 수준까지 신용융자 잔고가 재차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당시 급하게 증가하는 신용융자가 부담스러웠는데 결국 이번 10월 조정장에서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그 몇일 동안 신용융자 잔고가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기에 진짜 바닥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신용융자 감소가 있어야만 합니다.

 

 

ㅇ 신용융자 감소 : 완만한 기간 조정 속에서 감소하면 충격도 없다.

 

신용융자가 감소하는 상황은 크게 2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지난주처럼 증시가 폭락하면서 강제 청산/마진콜이 연이어 발생할 때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신용융자를 사용하는 투자자 본인이나 증시 전체에 큰 부담을 안겨주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시장이 급하게 하락할 때에 가장 빠르게 신용융자 잔고가 급감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개인투자자가 받는 충격은 상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증시에서 신용융자가 급감한 대표적인 사건은 90년 10월 10일과 1992년 두번의 깡통계좌 정리 사태입니다.)

 

두번째로는 2012~13년처럼 천천히 증시가 완만한 기간 조정이 지속되며 신용융자 잔고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신용융자는 주택담보대출처럼 10년, 20년 길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레버리지가 아닙니다. 만기가 짧고, 재연장을 한다하더라도 조건이 맞지 않으면 롤오버가 안되지요. 그리고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의 경우 단기간에 빨리 수익을 내야한다는 심리가 강하기에, 단기간에 수익이 나지 않으면 만기가 되었을 때 신용융자를 재연장을 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기간 조정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신용융자가 감소하게 되지요.

이런 경우, 시장은 큰 충격없이 신용융자는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증시가 지지부진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2009년 이후 신용융자 잔고 추이, 자료참조 : 금융투자협회]

 

 

ㅇ 신용융자 악성매물 : 한동안 산발적으로 증시 발목을 잡을 듯

 

신용융자 마진콜에 의한 악성매물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특정시간에 쏟아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매일 아침 10시, 점심즈음인 12시, 그리고 2시 정도 폭락장에서는 그 즈음 꼭 악성매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직 증시가 조정장이 끝난 것은 아니기에 시장에 불안 요소가 확실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평온하다가도 산발적으로 강제청산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신용융자/주식관련 대출에 사용되는 RMS(Risk Management System)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 원리금이 손상되지 않을 묻지마 가격으로 투매하기 때문에 시장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악성매물이 되어 주가가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드린바처럼 신용융자가 충분히 감소되어야만 합니다.

지금 위치에서 보자면, 가장 확실한 수준은 신용융자 잔고 전체(유가증권+코스닥) 금액이 2017년 초 수준인 7조원 수준으로 감소하는 베스트입니다만, 올해 초 수준인 10조원까지 감소하여도 충격은 크게 줄어들으리라 짐작 해 봅니다.

(참고로 10월 11일 기준, 유가증권+코스닥 합산 전체 신용융자 금액은 11조5736억원입니다. 그리고 지난 주 급락장에서 10월 5일 이후 11일까지 감소폭은 3천억원 수준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글을 정리하며...

레버리지 투자는 수익률을 극대화 한다는 매력이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치명적인 투자 손실을 만들고 맙니다. 결국 주식투자를 투기의 영역을 넘어 도박으로 만들고 마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자신의 투자를 운명에 맡겨야하는 복불복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이 레버리지 투자입니다.

철저한 분석과 투자 전략을 가지고 레버리지 투자를 사용한다면 다행입니다만, 아마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분들은 "직감"에만 의존하여 레버리지 투자를 결정하고 있을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분들은... 그냥 주식투자시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게 답이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결국 십중팔구는 1990년 10월 10일 깡통계좌 정리 사태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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