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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 연기금이 들어올 때가 바닥이긴한데... 반응이 없다.

by lovefund이성수 2018. 10. 26.

주식시장 연기금이 들어올 때가 바닥이긴한데... 반응이 없다.

이번 주 내내 지속된 약세장은 결국 금요일 코스피, 코스닥 양시장에 급락 양상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의 낙폭은 제한적이지만 유독 한국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져가는 지금, 종합주가지수는 2000p초입까지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금,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연기금의 수급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주 연기금은 오히려 소규모지만 하락장에 매도세를 보이면서 시장에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ㅇ 수급 부담요인 : 개인만 사는 장세?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이 하락하는 과정에서는 개인투자자만 매수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저가 매수라는 명분이지만 매우 공격적으로 매수하곤 합니다. 당장에 이번주 하락장에서 23일(화)에 6천억원대의 매우 공격적인 순매수를 코스피 시장에서 만들었고, 오늘 오전 장에서도 개인은 20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개인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매수하였다.]

[2011년 8월~9월 유럽위기 당시, 개인투자자 누적순매수]

 

 

위의 자료는 2011년 8월~9월 유럽위기 당시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매 추이입니다. 8월 증시가 급락할 때 개인투자자는 매우 공격적으로 순매수하였고, 보름만에 3조원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할 정도로 강하게 매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자, 매도세를 키워갔습니다.

이러한 패턴는 매 급락장에서 반복되는 개인투자자의 매매 패턴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신용융자를 동반한 레버리지 물타기를 하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보니, 추가 하락시에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금요일 한국증시도 그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월~목요일 하락장에서 신용융자 통계치는 수요일까지 오히려 증가세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개인만 위험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ㅇ 든든한 언덕은 연기금... 연기금이 들어올 때가 바닥을 찾을 수 있는데...

 

[2011년 8월 당시 연기금이 증시 하락의 안정판 역할을 하였다]

 

 

2011년 8월 유럽위기로 큰 하락장이 발생하였을 때, 개인의 매수세보다도 시장에 더 큰 신뢰를 주는 매수 주체가 등장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연기금의 순매수입니다. 개인의 저가 매수는 반등할 때 매도물량으로 쏟아지며 증시 상승을 제한하였지만 연기금은 저가 매수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유하니 시장에 물량을 흡수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며 증시 안정판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나타났는데, 특히 2008년 8월부터 연말까지 6조원이 넘는 순매수는 시장의 하락충격을 흡수했다는 공을 인정받기도 하였습니다. 당일 증권가 소식에서도 오늘 OO기금 자금집행 등과 같은 약세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하며 시장 낙폭을 제한하였습니다.

 

 

ㅇ 2018년 10월, 연기금은 어디에?

 

[약세장에서 되려 매도세를 보인 연기금]

 

하지만, 이번 10월 약세장에서 연기금은 오히려 매도세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과거 2011년, 2008년처럼 증시가 하락할 때 비빌 언덕이 되어주었던 연기금의 매매가 사라지면서 증시는 허무하게 밀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말았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국민연금의 경우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하락할 수록, 국내 주식평가금액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자산배분전략 관점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기 위한 기계적 순매수가 유입되어야하는데도 연기금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비중이 축소되는 과정이라 하더라도 18%로 낮추어 잡았을 때 주가지수 2100p에서는 6조원 이상, 2050p에서는 9조원 이상, 2000p에서는 11조원이상 매수를 해야 비중이 맞추어짐에도 오히려 매도를 했다는 것은 내부적인 문제 때문이 아닐까 추정 해 봅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1년 넘게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최근에 임명되어 취임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 해 봅니다. 새로운 헤드가 자리하게 되면, 한동안은 실제 운용하는 운용역 입장에서는 자리가 잡힐 때까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기금운용본부가 안정화되는 즈음부터는 밀린 국내 주식 순매수를 집행해야할 것입니다. 만약 주가지수가 그 때까지도 지지부진하다면 생각보다 큰 규모의 매수세가 갑자기 들어오고 있겠지요. 그 때가 되면 이번주처럼 증시가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증시 소식에는 어떤 기금이 얼마 집행한다는 소식들이 연이어지겠지요?

 

되도록 그 시기가 빨리 찾아오기를 바래 봅니다. 연기금의 빈자리가 너무 큰 10월 증시입니다.

 

2018년 10월 26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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