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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약세장에서 투자원칙을 지키는 방법 : 잠을 자라?

by lovefund이성수 2018. 10. 30.
약세장에서 투자원칙을 지키는 방법 : 잠을 자라?

주가지수 2000p붕괴는 결국 저녁 공중파 뉴스 1면을 "증시폭락"으로 도배하게 하였습니다. KBS,MBC,SBS,JTBC 등 주요 언론사의 저녁 첫 뉴스에 드디어 주가지수 2000p붕괴와 폭락장이 꼭지로 잡히면서 한국 내 모든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이러다 큰 난리가 나는 것은 아닌가 공포심리를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강심장을 가지고 있고 아무리 강건한 투자원칙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하더라도 공중파에서 울리는 증시 뉴스와 계좌를 보다보면 마음 속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중에도 투자원칙을 강하게 지키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앙드레코스톨라니의 격언을 떠올리시는 것도 이 약세장을 이기는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우량주와 수면제를 사고 자라?!)

 

 

ㅇ 건강검진을 받다, 우연치 않게 경험한 수면의 효과?

 

오늘 저의 증시토크가 평소 때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아침에 건강검진이 있었는데 역시 건강검진 시즌이어서인지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건강검진을 받으며 올해는 위내시경도 함께 받았습니다.

위내시경 검사를 오늘까지 총 세번 받았었는데, 이전 두번은 수면이 아닌 맨정신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았었습니다. 수면마취 없이 위내시경 받을 때 호흡만 잘하면 큰 어려움 없지만, 호흡 박자를 놓치면 속이 뒤집어지고 내시경이 만드는 불쾌감을 그대로 느끼게 되지요. 그리고 시간도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일각이 여삼추와 같고 아주 괴롭습니다.

 

이번 세번째 위내시경은 수면으로 받았습니다.

내시경 검사를 받는 침대에 눕고, "주사약 들어갑니다."라는 말이 들린 뒤, 하나둘셋을 세니... 일어나라며 깨우더군요. 깔끔하게 말입니다. 맨정신으로 위내시경 받을 때처럼 일각이 여삼추 같지 않고 휭~하니 시간이 흘러가 검사는 끝나있었습니다. (검사 결과 매우 건강합니다~~)

 

이런 고통을 잊게 해주는 잠의 효과가 있어서일까요? 투자의 대가 앙드레코스톨라니도 비슷한 말을 투자 격언으로 남겼습니다.

 

[투자심리가 요동칠 때는 잠을 자라? 사진참조 : pixabay]

 

 

 

ㅇ 앙드레코스톨라니 : 시장 노이즈를 잊기 위한 방법, 자라!

 

"수면제와 우량주를 사고 천둥번개 소리에 깨지말고 몇 해동안 쭉~~ 자라"

 

지금 약세장이 깊어지는 중차대한 상황에 이런 투자 격언을 보시고 살짝 당혹스러워하실 투자자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계속 시장에는 악재가 쏟아지고 자칫 미중간에 무역전쟁이 세계전쟁으로 확전 될 수도 있고, 다음달에 개봉하는 영화"국가 부도의 날"처럼 한국 경제가 파탄으로 갈수도 있고, 종합주가지수가 1500p까지도 밀려내려 간다는 이들도 있는데 푹~~~ 자라니 말입니다.

 

하지만, 오랜 주식시장 경험으로 볼 때 좋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꾸렸고 강건함(Robust)을 가지고 있는 투자 전략이라면 시장 노이즈(지금 같으면 천둥번개 소리 같은 폭락 뉴스)에 귀를 막고 투자원칙을 묵묵히 지켜갈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과열될 때에는 흥분속에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와 풀베팅으로 주식투자를 감행하지만 하락장이 깊어갈 수록 공포감에 휩싸이면서 모든 투자자산을 포기하고 매도하기에 바빠지지요.

 

제대로 투자한다면 시장이 상승할 때에는 단계적으로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고 시장이 하락할 때는 천천히 주식자산 비중을 높여야하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능은 흥분할 때는 "가즈아"를 외치게 하고, 공포와 공황심리에 빠지게 되면 "경제가 몰락한다"면서 도망가게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고가매수/저가매도 (다른표현으로는 상한가 매수, 하한가 매도)와 같은 잘못된 투자 패턴이 반복되면서 장기 수익률을 악화시키고 맙니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 전략이 잘 만들어진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라면 시장 노이즈를 이기시면서 눈을 딱감고 시장에서 등을 돌려 잠을 잘 필요도 있습니다.

 

 

ㅇ 소극적인 방법 : HTS를 잠깐 닫고 다른일이나 취미를 하시라.

 

컴퓨터 HTS나 스마트폰 MTS로 시시각각 변하는 시세를 지켜본다한들 마음만 뒤숭숭해지지 특별한 대책이 세워지는 것은 없습니다. 특히 자신의 투자전략이 강한 분이시라면 굳이 시세판 보실 필요도 없습니다. 금(禁)HTS 의 노력이 이런 때 필요합니다.

(이 용어를 자주 사용하여주시는 애독자 하이게인님께 감사드립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필자의 경우는 당시 D모 증권사 전산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HTS관련 프로젝트였지만 시세판은 보지 못하고 HTS화면만 만지고 있었지요. 그 해 가을 친구들이 주식시장이 어떻냐고 물어볼 때에나 장중에 시세를 잠깐 보았을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수동적인 금HTS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 무섭다던 2008년 금융위기 기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2008년을 보냈고 오히려 2009년에는 투자원칙을 지속하면서 2008년의 하락폭을 완전히 뛰어넘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2008년에 하루종일 HTS로 시세만 보았다면 아마 저는 잘못된 투자 판단을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증시칼럼을 써야하다보니 HTS를 켜놓기는 하지만 화면에 바로 안보이도록 유튜브 화면이 HTS를 가리고 있습니다. 혹은 제가 옛날에 재미있게 하던 올드 게임 화면을 띄워놓기도 합니다. 당연히 시세 흐름에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런가보다라고만 보일 뿐입니다.

이런 것처럼 본업이 있는 분이시라면 자신의 업무에 집중을 조금 더 하시고, 자유로운 분이시라면 잠시 산행을 다녀오시거나 단풍잎 구겨을 다녀오시는 것도 약세장에서 심리적 충격을 피하는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ㅇ 결국, 내 마음이 투자원칙을 흔든다.

 

지난 주 강남 세미나에서 어떤 참석자분이 올해 초 주가지수가 2600p가던 때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 때 참석했던 다른 참석자분이 "아~~~ 주가지수 2000p에 가면 과감히 투자할텐데, 벌써 2600p네"라 이야기주셨다 하더군요.

그런데 2000p로 내려온 이 때 과연 그분은 과감하게 투자를 하시고 계실까요? 아마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후견지명 속에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2010년대들어서 투자자들이 항상 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 20008년처럼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과감한 매수를 할텐데 그 기회가 안오네"

하지만 지금 그 수준의 주가 하락이 찾아온 지금... 과연 과감하신 분은 얼마나 되실까요?

2007년 때도 마찬가지이지요. IMF 때 주식을 샀어야했는데, 2003년 이라크전 때 샀어야했는데, 2001년 911테러 때 공포감에 휩싸이지 말고 샀어야했는데. 다들 후회했습니다만, 2008년 금융위기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는 매수를 한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알아도 못하게 하는 것, 바로 내 마음에서 그 답이 있습니다.

특히... 투자원칙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지금 이 순간 과연 공포심에 휘둘려야할지 곰곰히 생각 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타짜의 고니가 아귀에게 했던 명대사처럼...(그 대사는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지금 심리에 휘둘리고 계시다면 마음이 원하는데로 해 주세요. 몇 년뒤에 보면 후회할 수 있을터이지만 말입니다.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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