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당잔치(?) 연초에 꼭 등장하는 뉴스, 그렇다면 한국투자자는 어디에?
봄이 점점 다가오면서 주주총회를 알리는 우편물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자공시에서도 배당을 얼마 주겠다는 상장사들의 공시가 연이어지는 요즘이지요. 이렇게 배당금이 실제 들어오기 시작하는 봄이 되면 꼭 등장하는 레파토리가 있습니다. "외국인 배당잔치, 국부유출" 이런 식으로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배당을 불편하게 보는 뉴스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뉴스를 보면서 책상을 치며 분노하기도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인 투자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ㅇ 연초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외국인배당 관련 뉴스.
글을 쓰기에 앞서 "외국인 배당"을 키워드로 뉴스를 찾아보았습니다. 3월 배당지급 시즌이 되지도 않았음에도 벌써 외국인이 얼마 배당을 수령 해 간다는 뉴스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외국인 배당에 대하여 불편하게 보는 뉴스들 연초에 쏟아지곤 하는데, 자료참조 : 다음 뉴스]
"3대 금융지주, 외국인 배당 1조4000억원 돌파"
"외국인 4대그룹 배당 작년 9조... 전체의 51%차지"
뉴스 검색에 "국부유출" 키워드를 더하면 외국인 배당금에 대하여 매우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는 뉴스기사나 칼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오래 있다보니 매년 연초만되면 지겹도록 보게되는 레파토리인 "외국인 배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증시 부양에 외국인 투자자의 힘이 필요한 것을 알면서 왜 그들이 배당을 받아가는 것에는 불편한 시각으로 보는지, 그리고 정작 그런 뉴스에 광분하는 군중들은 왜? 주식을 사지 않는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ㅇ 한국증시의 1/3 은 외국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외국인 보유현황"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2월 18일, 시가총액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합산하여 외국인의 보유비중은 33%입니다. 대략 시가총액의 1/3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지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 중 대부분은 외국인이 50%이상 보유하고 있고 왠만한 은행이나 금융지주사는 외국인들이 60~70%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이기에 지분 보유분 만큼 배당금이 지급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한편으로 외국인 배당을 줄인다면 줄어든 비율만큼 다른 투자자들도 배당금이 줄어들게 들 수 밖에 없지요. 돈 단위로는 크지만 외국인 투자자 자신이 보유한 비율만큼 주주의 권리로 받은 배당금을 받아가는 것입니다.
한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이 하락한다는 이유로 헐값에 투매할 때 바닥에서 이를 사들이며 리스크를 감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기업에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주식 비중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ㅇ 외국인 배당은 배아퍼하면서, 왜 한국인들은 한국주식을 사지 않는가!!!
얼마전 친척분과 재테크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부동산도 상투인듯하니 새로운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데 그 분의 전제 조건은 "무조건 안전"해야하며 조그만 위험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우리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들일 것입니다. 위험은 전혀없는 투자 대상은 그저 예금자 보호가 되는 5천만원 한도에 있는 예금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리스크를 조금만 각오하면 연 4~5%의 성과를 내는 금융상품들도 많이 늘었고, 심지어 외국인들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은행과 금융지주사는 배당수익률이 4%수준에 이릅니다. 단순히 5%이상의 배당수익률로 종목을 검색하여도 50여개나 주식시장에서 걸러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결국 "나는 위험한 투자는 싫지만 외국인의 배당은 불편하다"라는 심리인 것이지요.
ㅇ 현명한 국내 투자자들은 봄에 유유히 배당금을 받게 될 것.
[2009년 이후 배당수익률 추이, 원데이타 : KRX]
외국인들과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꾸준한 노력과 최근 국민연금의 압박 덕분에 많은 상장사들의 배당이 과거에 비하여 늘어났습니다. 그 결과 2010년대 대부분의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29%였지만 작년에는 1.93%까지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현명한 가치투자자, 현명한 배당투자자들은 이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올 봄에 수령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한국증시를 외면하고 그저 외국인 배당을 시기하기만 할 때, 배당투자를 행동으로 옮긴 그 결실인 것입니다.
그 배당 귀하게 받으십시오. 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여러분들은 위험을 각오하여 회사에 투자하였기에 받는 당연한 주주로서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 2월 19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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