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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메릴린치 초단타 시장교란 사건 : 개인투자자 셀프호구가 되다.

by lovefund이성수 2019. 6. 11.
메릴린치 초단타 시장교란 사건 : 개인투자자 셀프호구가 되다.

작년 이 즈음 주식시장에서는 메릴린치 창구를 통한 단타 매매가 횡행하며 코스닥 및 소형주를 휘졌고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돌았습니다. 연말에는 이 메릴린치 창구쪽 매매가 싱가폴 또는 홍콩쪽에서 개인투자자의 매매습관을 교묘히 이용한 HFT(초빈도매매)란 소문이 돌았지요.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넣으면서 이 사건은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사건을 작년부터 보면서 너무도 찝찝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부터 반복된 투자신앙과 함께 개인투자자가 또 다시 외국인(?)에게 스스로 호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ㅇ 거의 20여년 전 기억 : 너는 노랑머리 외국인이냐? 까만 머리 외국인이냐? 외계인이냐?

 

1999년 IT버블이 뜨거웠던 그해, 스마트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그 당시로는 획기적인 매매 기법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들어오면 그 날은 주식 상한가 간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다이와,쟈딘플레밍,ING베어링, 크레디리요네,SBC워버그, 노무라,SG 등등의 외국계 창구는 메루치, 모건스댕니,다이아 등으로 개인투자자에게 귀엽게 불리면서 개인투자자의 관찰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메루치, 모건스댕니 등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면 상한가로 바로 말아올라가는 일이 허다하였습니다. 그런 패턴이 반복되던 어느 순간부터는 특이한 현상이 하나 관찰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외국계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었다가 시세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 당시 단기투자자들이 선호하였던 대신증권 창구로 매매 늘어나다 맥이 빠지는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면 1999년 당시 투자자들은 단타 대신증권 개미들 때문에 시세가 안간다며 화를 내곤 하였지요.

 

99년은 장이 좋아 호호 하며 넘어갔지만 2000년이후 코스닥과 스몰캡 약세장이 3년여 지속되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무언가 찝찝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들어와서 "주가 오르는구나!~!"라면서 추격매수하면 뒷설거지 당하듯 가격이 후려쳐지니 말입니다. 어느날부터인가는 이런 소문들이 돕니다.

 

"외국계창구를 쓰는 투자자가 검은 머리 외국인이래."

"어? 검은 머리 외국인?"

"응, 한국사람이 증권사만 외국계 증권사를 쓰면서, 오히려 개인을 역이용하는거래"

 

하지만 그 후 십수년이 지난 현재도 외국계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면 "아싸! 외국인님께서 강림하시어 주가를 끌어올려주시는구나"라는 토착신앙이 강하게 남아있었습니다. 급기야 이런 개인투자자심리를 이용하여 미국 헤지펀스 시타델이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HTF(고빈도거래)를 작동시키며 시장을 교란하며 큰 수익을 올렸다는게 뉴스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증권사HTS 시세에는 외국계창구를 친철히 강조하지만 외국인인지 외계인인지 알수는 없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시타델의 고빈도 거래 : 1999년 개인투자자의 심리 그대로 이용하였을 듯

 

개인투자자의 무의식 중에는 이상한 토착 신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작전세력과 외국인님들께서 개인을 구원해 주실 것이다"라는 괴이한 신념이지요.

실제 개인투자자분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작전세력을 용인해야 개인이 수익을 낼 수 있고, 외국인들이 개인투자자의 수익을 만들어주시는 구세주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실제 이를 활용한 투자자들도 많다보니 외국계 증권사창구만 분석하는 개인투자자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1999년에도 그러하였듯 그 외국계 증권사로 찍혀있다하더라도, 그 투자자가 실제 외국인님이신지 혹은 구수한 한국 토종 투자자인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매매창구로 들어온 외국인이 실제 맞다고 하더라도 장기투자자금인지 단기투자자금인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것만 믿고 개인투자자들이 우루루 몰려 뇌동매매하면 이 급등을 노리고 매도하며 일시에 차익실현을 하는 HFT가 작동하니 승률이 절대적이지 않더라도 비이성적인 투자성향이 강한 코스닥 시장에서 기대수익이 예상손실보다 컸을 것이니 HFT는 비이성이 만드는 수익 단물이 다떨어질 때까지 계속 작동하였을 것입니다.

 

결국, 개인의 오랜 투자 관습과 외국인에 대한 잘못된 토착신앙이 개인투자자를 셀프 호구로 만든 격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메릴린치 거래대금비중 추이]

 

 

ㅇ  증권거래세 인하 : HFT 교란이 늘 것이기에, 개인은 아예 길게 시장을 접근하시라.

 

증권거래세가 이달부터 0.05%p인하되어 0.25%가 되면서 서서히 HFT(고빈도거래) 가 늘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앞서 언급드린 시타델이 메릴린치 창구를 이용한 노골적인 HFT활용도 있겠습니다만 그외 시세조작의 위법 경계선상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HFT도 크게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의 과거 투자 악습들을 역이용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개별주의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작년 코스닥시장에서 메릴린치 창구발 대량매매로 인한 개인투자자 손실상황 더 다양한 모습으로 개인투자자의 투자 손실을 만들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한 방법은 개인투자자 스스로 호구가 되지 않도록 방법을 강구해야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스스로 단기매매는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예 시세를 길게보고 투자하는 것입니다. 괜히 창구분석 매매한답시고, 머리써봐야 오히려 역으로 당할 뿐입니다.

그리고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상에서 주가를 뒤흔들며 초반위로 개인투자자를 흥분시킬터인데 그 시세를 시시각각 쳐다보면 심장만 벌렁거리고 오히려 심리에 뒤흔들려 HFT의 먹이감이 될 뿐입니다.

 

오히려 투자를 긴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면 HFT가 하루 시세를 어떻게 뒤흔들더라도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보여질 것입니다. 하루에 주가가 ±10%급등락이 발생한다 한들 개인투자자 여러분들이 동요되지 않고 차분하게 투자를 이어간다면 개별주식의 주가도 결국 자기 갈길을 차근차근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상상하다보니, 마치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 이야기가 떠오르는군요.

악기를 잘 다루는 오르페우스는 독사에 물려 죽은 사랑하는 신부 에우뤼디케를 살리기 위해 저승의 왕 하데스에게 찾아가 아름다운 연주로 다시 이승으로 데리고 갈 수 있는 허락을 받게 되지요.

이 때, 저승의 신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에게 절대 무슨일이 있어도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저승에서 이승으로 뛰어오는 길에 여러가지 잡생각이 넘치고 뒤에서는 에우뤼디케가 계속 부르는 듯하여 뒤를 돌아본 순간 신부는 다시 저승으로 허무하게 떨어지고 맙니다.

 

[오르페우스 신화에 관한 조각상, 사진참조 : pixabay]

 

이 신화처럼,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저승에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절대 단기적인 시세에 휘둘려 뒤돌아 보지 않을 필요가 있습니다. 긴 관점에서 멀리 바라보고 소음을 멀리하며 투자를 이어간다면 개인투자자 여러분은 수익을 저승에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HFT가 만드는 시세와 소음에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결국 뒤를 돌아보겠지요. 마치 오르페우스처럼 말입니다.

 

2019년 6월 1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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