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회장 별세 소식에 롯데그룹주들이 급상승하는 이유에 대하여
어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창업1세대가 막을 내려졌습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롯데그룹을 일으키고 굴지의 그룹으로 키운 신격호 회장 이면에는 많은 긍정/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지요. 신격호 회장의 별세 소식에 오늘 롯데그룹주들의 주가가 장중 제법 강하게 상승하였습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할 때에는 "그룹의 오너가 돌아가시면 주가도 슬퍼해야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룹오너의 별세는 주가 상승을 만듭니다.
(※ 오늘 증시토크에서는 롯데그룹의 내부 상황은 차지하고 주가 측면에서의 오너 별세가 가져다 주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드립니다.)
ㅇ 신격호 회장 별세 소식에 상승하는 롯데그룹주 주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일반인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그룹에 회장님이 돌아가시면, 그룹을 이끌어갈 리더가 사라지니 주가에 악재가 아닌가?"
회사를 이끌어갈 리더가 별세하였으니, 경영공백이 생겨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들 생각합니다. 물론 과거 경영 1세대가 활발히 활동하던 고도성장기에는 그러한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룹이 커지고 시스템화 된 회사 구조에서는 오너 회장의 부재가 그룹사를 무너트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오너의 카리즈마가 경영을 이끈다 생각하지만 지금은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보시면 됩니다.
[신격호 회장 별세후 월요일 증시에서 주요 롯데그룹주들의 강세가 나타나다]
그렇다하더라도 오늘 롯데그룹주들의 주가 상승은 의외로 느껴지셨을 것입니다.
특히 롯데지주의 주가는 순간적으로 20%가까이 치고 올라갈 정도로 강하였고, 여타 롯데그룹주들 중 대다수가 강세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롯데그룹주들의 지분을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다보니 롯데지주가 다른 롯데그룹주들보다도 관심을 많이 받게 되지요.
그런데 왜? 그룹 회장 별세 소식에 그룹사 주가가 상승하는 것일까요?
ㅇ 투자자들은 학습하였다 : 경영승계 과정에서 주가가 눌린다는 것을
한국 사회에서 경영승계는 당연한 절차로 인식되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TV드라마에서도 상장된 부모님의 회사를 당연히 자식들이 물려받는 것으로 스토리가 짜여져 있지요. 언제나 그렇듯 그 자식들은 (젊은 본부장님)입니다.
그런데 경영승계는 자식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높은 직책으로 임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지요.
가장 강력한 힘이 있어야하는데 바로 주식 지분 입니다. 자식에게 주식 지분 없이 오너가 경영권을 넘겨주어봐야, 지분 경쟁에서 밀려나기에 몇개월 못가 회사에서 쫓겨나고 말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오너가 점점 나이가 들어 자식에게 경영승계를 하는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의 주식을 증여하거나 혹은 자식이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거나 혹은 그외 쌩뚱맞은 계열사간 M&A 및 기업분할이 발생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기업의 주가가 이상하게도 괴이하게도 상승하지 못하고 억눌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여러가지 꼼수들이 있겠습니다만, 합법적인 선에서 방법을 한가지 상상 해 보겠습니다. 만일 극보수적인 회계 방식을 취한다면 기업의 이익은 줄고 자산은 보수적으로 평가되면서 주당 가치는 낮아지게 됩니다.
결국 핵심 계열사의 주가가 적정수준보다 낮게 형성되면 경영승계를 받는 자식들이 싼가격에 핵심계열사의 지분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생깁니다.
[오너 별세 후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2가지 케이스 대한항공과 2010년대 K사]
그런데!!! 그런데!!!
오너가 별세하게 될 경우 그 순간부터는 "상속"과정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더 이상 주가가 낮아야할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지요. 오히려 주가가 상승할 수록 반가운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그 이유는 상속세를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여 상속세를 내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상속세를 내든 주가가 상승할 수록 유리해 집니다.
그리고!!!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경영승계 과정에서의 보수적 회계의 필요성이 낮아지게 됩니다.
부모에 이어 경영승계를 경영2세, 경영3세들 입장에서는 회사 내부 정치적인 측면에서 실적을 빵빵! 내 보일 필요가있습니다.
"오너 별세 후, 경영을 열심히 하신 젊은 승계자께서 매출 빵빵, 실적 빵빵하게 하시니 회사가 태평성대로다" 이래야만 자연스럽게 회사 내 입지와 경영권이 더 강화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살짝, 보수적 회사를 풀어주기만 하여도 단기간이라도 회사 실적과 자산가치는 긍정적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한국 증시에서 보아온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학습효과가 있기에 신격호 회장 별세 소식에 오히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입니다. 작년 2019년 4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별세 후 주가가 순간적으로 튄 것도 학습효과에 기인한 매수세가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이지요?
ㅇ 이후 주가는 경영 승계자의 능력에 달렸다.
오너의 별세 이후, 경영승계를 완료한 경영 후계자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그룹사나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려 할 것입니다. 문제는 오너 별세 후 짧은 주가 상승이 있겠지만 이후 해당 그룹의 주가 흐름과 기업실적은 경영승계자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경영권을 승계한 자식들이 경영능력과 도덕성이 심각하게 결여된다면 해당 그룹의 주가는 어두울 수 밖에 없겠지요?
반대로 나름대로 경영 승계 과정에서 성과를 보여왔고 문제가 없는 경영승계자라면 이 후 그룹사를 성장시켜갈 것입니다.
롯데그룹은 어떤 길을 가게 될까요? 이 부분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2020년 1월 20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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