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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개인의 인버스 몰빵투자 : ...나라가 망하길 바라는듯?

by lovefund이성수 2020. 4. 8.
개인의 인버스 몰빵투자 : ...나라가 망하길 바라는듯?

인버스ETF는 선물/옵션을 이용하지 않아도 투자자가 자신의 포지션을 헷지할 수 있다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곤 합니다. 혹은 주식없이 네이키드로 주식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투자 형태도 적절한 수준, 정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23일 이후 반등장에서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조회하다 저는... 또 한번 당혹스러운 상황을 보고 말았습니다.

개인이... 마치 나라가 망하기라도 바라는 듯 인버스에 몰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역설적이지 않나요? 공매도를 그렇게 지탄하면서 인버스에 몰빵한다는게? 그것도 인버스2X에...)

 

 

ㅇ 내가 헛깨비를 본건가? 인버스에 몰빵한 개인투자자

 

지난 3월 23일 이번 반등장이 시작된 이후 어제(4월7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양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조5천513억원 순매수 하였습니다. 그냥 간단히 이 기간 개인 순매수가 4조5천억원이라 하겠습니다.

엄청난 금액이 유입되었고, 동학개미운동의 긍정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증시토크를 준비하던 중 이 기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인버스ETF가 많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하였고, 투기적인 단방향 투자가 아닌, 진정한 주식투자를 하시라는 취지의 증시토크를 남겼습니다.

"동학개미운동 : 도박처럼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는가? 실망스럽다"(4월 1일자 이성수의 증시토크)"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3월23일에서 4월7일까지]

 

 

이후 1주일이 지난 오늘아침... 3월 23일 이후 4월 7일까지, 개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4월 1일 증시토크를 적을 때만하더라도 3월 23일에서 3월말까지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이 삼성전자였기에 그런데로 투자를 위해 증시에 들어온 본들이 많다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눈에 들어온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은 2위인 삼성전자 8천여억원보다 3천억원 이상 많은 KODEX 200선물 인버스2X였습니다. 그 순매수 금액은 1조1368억원에 이르렇습니다.

 

순간 제가 헛깨비를 본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단순한 인버스ETF도 아닌 인버스2X ....

개인의 인버스ETF순매수는 KODEX200선물인버스2X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KODEX200선물인버스2X : 1조1368억원

KODEX인버스 : 2752억원

KODEX 코스닥50선물인버스 : 2060억원

TIGER200선물인버스2X : 269억원

KBSTAR 200선물인버스2X : 132억원

TIGER인버스 : 118억원

(단, 개인순매수 상위 100종목 중)

 

개인의 한국증시 지수관련 인버스ETF매매 금액 총액은 : 1조4639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같은기간 3월 23일부터 4월7일 까지 개인의 순매수 금액이 4조5천억원이라 말씀드렸는데 이 순매수 금액중 1/3에 해당하는 32.5%가 한!국!증!시!지!수! 관련 인버스ETF에 투자된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헷지를 위한 수준이 아닌 한국증시의 대폭락장을 대다수의 개인투자자가 무의식 중에 바라면서 나타난 결과물인 것입니다.

 

 

ㅇ 동학개미운동? 투자가 아닌 투기판이 되어버린듯...

 

인버스ETF에 대한 투자, 자신의 투자 기준에 따라 판단이 선다면 합리적인 판단이라 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버스ETF에 투자한분들 혹시 이런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이상하게 개미들 상당수가 인버스에 투자하네?"

 

이렇게 인버스에 투자한 개미들이 엄청난 규모란 것은, 증시 상승을 바라는 순수한 의미의 동학개미운동의 마음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게 같은 동학개미운동을 주창하며 뒤통수에 주먹을 휘두르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아침, 매우 심각한 심적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상당수의 개미투자자가 인버스에 투자한 상황에서

제 자신이 "동학개미운동을 지지합니다"라고 말하여 왔는데, 결국 증시가 폭락하기를 바라는 인버스 개미들을 지지한 꼴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단순 헷지를 위한 인버스도 아닌 인버스2X에 몰빵한.... 개미들이 눈에 불을켜고 "빨리 한국증시 대폭락해라"라고 읍조리는 모습이 머리 속에 계속 공포영화처럼 떠오르고 있습니다.

 

 

ㅇ 지금의 동학개미운동은 별질되었다

 

[사진참조 : pixabay]

 

다른 이들이 동학개미운동을 이야기할 때, 과거 역사속 동학농민운동은 결국 실패했다고 말할 때마다 저는 개미투자자를 응원하여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부로 저는 동학개미운동이 완전히 변질되어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과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숭고한 표현이 적절할지...

증시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는 개미가 아닌 그저 빠른 시간 안에 쇼부를 보려하는 개미들로 가득차 있는 것을 동학개미들 사이에서 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같은 개인투자자에게 등뒤에서 뒤통수를 때리고 있습니다.

 

애독자분들께서 보시기에도 개인의 인버스 몰빵투자 너무 과하지 않은가요?

이런 개인들의 투자상황에서 제가 개인투자자의 성공투자를 응원한다면?

허허허.. 헛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씁쓸한 오늘입니다.

 

2020년 4월 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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