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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 10년, 20년 前의 오늘을 떠올려보면...

by lovefund이성수 2019. 2. 8.
주식시장 10년, 20년 전을 오늘을 떠올려보면...

갑자기 날이 추워진 것처럼 주식시장도 미중 정상회담이 지연되었다는 소식에 찬바람이 휭휭 부는 오늘입니다. 아침일찍부터 오늘 증시토크 주제를 무엇으로 잡을까 곰곰히 생각하는데, 계속 "10년 전"이라는 키워드가 머리에 떠오르더니 지워지지를 않아. 오늘 증시토크는 10년 전, 20년 전 이 즈음 증시를 회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특히 그 두 시기 모두 필자에게 매우 뜻깊은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ㅇ 문득 보게된, 10년 전 이 즈음에 적은 글

 

제가 증시토크를 매일 적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이고 그 이전에도 1주일에 한두번씩 증시칼럼을 기록하여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여러 증권사이트에 칼럼을 기고 해왔습니다만 기록이 체계적으로 남지 않았기에, 10여년 전인 2008년 연말에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어 그 이후 적은 모든 글을 모아 놓고 있습니다. 물론 그 글들은 저의 다음 카페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훨씬 전에는 2000년부터 증시칼럼을 적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자료는 거의 사라졌지만 몇몇 자료가 웹사이트를 모두 기록해 놓는 해외 홈페이지에 남아있더군요.]

 

2008년 말 당시 블로그를 만들 때가 2008년 금융위기 정점을 막지난 2008년 12월이었고 그 당시 살벌했던 증시 분위기에 영감을 얻어 블로그 이름을 "lovefund이성수의 평지풍파 금융사"로 만들게 되었고 횟수로 12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얼마전 그후 쌓인 2000여개가 넘는 글들 중 2009년 1월 18일에 작성한 "10년간의 주식시장에서의 짧은 단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 글은 다음 메인에 올라가기도 하였던 글이었지요.

 

그 당시 그 글은 1999년 초 필자가 주식투자를 시작한 후 10년간의 평지풍파와 생각 느낌을 적었던 글이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호재와 악재는 항상 존재하였으며 그런 와중에서도 시장은 오르고 내리면서 자기 갈길을 묵묵히 가는 중에 그 10년 시장에서 다행히 생존한 제 자신을 회상하는 글이었습니다.

 

[당시 글에서 사용한 10년간의 주가지수 그림]

 

 

99년의 화려한 랠리, 2000년 IT버블 붕괴, 2003~2007년의 장기 랠리 후 2008년 금융위기 과정 속에서 만인군상의 모습들도 기록하였는데 읽다보니 지금 현재 투자자들의 모습이 똑같이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 때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2009년 1월에 썼던 그 글을 읽다보니 이런 문구가 적혀있군요.

"10년을 되돌아보면, 전문가의 전망은 그 시점의 증시분위기에 편승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99년에는 상승론자들의 득세, 2000년에는 하락론자의 득세, 2007년에는 대세상승론자의 득세, 2008년에는 대세하락론자가 득세하였습니다. 결국은.. 모두가 생각하는 반대방향으로 시장은 흘러갔지만요..."

 

10년전인 2009년 초의 시장풍경이 왠지 2019년 초의 군중심리와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ㅇ 2009년 초 이후 주가지수는 90%이상 상승

 

2009년 초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반토막이 났고 2007년에 광풍이 불었던 중국에 투자한다는 펀드들과 BRICs펀드(브라질,러시아,인도,차이나 펀드)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폭락이 발생되면서 모든 투자자들이 손을 놓고 반등할 때마다 원금이라도 찾겠다는 분위기였지요.

 

당시 전세계 증시는 1차 양적완화가 효과가 있네 없네, 세계 대공황이 찾아왔다는 등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뉴스들과 해외 유명인사들의 발언들은 계속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국내 시장에서는 "살생부"가 회자되면서 퇴출될 기업들 리스트가 등장하니 투자자들은 더욱 공포심리에 꽁꽁 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공포에 쌓여있었지만 시장은 이후 평지풍파와 속에서도 상승하면서 10년 뒤 한국증시는 1000p부근에서 2100p까지 상승하며 2009년초 이후 현재까지 90%가 넘는 93%의 주가지수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연 6.7~6.8%수준의 복리 수익률이지요.

 

2009년 초 모두가 버리고 간 그 증시에서 그렇게 싹은 피어나 나무처럼 묵묵히 증시는 자라났습니다.

지금 그 10년을 뒤돌아보면 2009년 당시 적었던 글과 똑같은 생각이 듭니다. 시장에는 계속 악재가 등장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지만 결국 증시는 묵묵히 앞으로 흘러갔지요.

 

만약 필자가 그 때 군중심리에 같이 휘말렸다면 그저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한 수많은 개미 중에 한명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ㅇ 1999년 초 이후 주가지수는 280%이상 상승

 

그 보다 10년 전인 1999년 연초 분위기는 어떠했을까요? 그 당시가 바로 필자의 주식투자가 시작된 시기였기에 그 당시 기억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IMF직후였기에 흉흉했던 경제 상황 속에 20년 전 혈기왕성했던 저는 도보여행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무거운 배낭메고 충청남도까지 도보로 내려갔다가 무릎에 부상을 입어 가까운 전의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가던 그 때, 우연히 M사 경제 신문을 보게되었지요. IMF이후 급락했던 증시가 98년 겨울 사이 크게 반등하면서 새로운 추세를 만들던 그 때 그 M사 경제 신문에 증권면에 있던 주가지수 선차트는 지금도 문득문득 머리속에 떠오르곤 합니다.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바로 올라온 후 증권관련 책을 사서 읽기 시작하였지요. 그 당시에는 가치투자 관련 서적은 거의 전무하였고 대부분이 차트 분석기법이었습니다. 그 때 샀던 책이 캔들차트 기법에 관한 양장본 책이었는데 캔들차트의 적삼병, 흑삼병, 샛별형 등등등의 기법을 알면 백전백승할 것처럼 느껴졌고 요행히도 99년 내내 IT버블장세와 함께 승승장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IT버블이 붕괴될 때 철저하게 그 책들에 있는 내용들은 저의 투자 실패의 핑계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뿐이었지요.

그 이후 가치투자 방향으로 투자 공부를 하고 학업과 연구를 하였기에 그 후 10년 뒤 2009년 초에 10여년 간의 기억을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었지요. 만약 계속 캔들 패턴을 고집하였다면 아마도 저는 비겁한 핑계꾼 개미가 되어있었을 것입니다.

 

그 20년 전 이후 현재까지 한국증시는 주가지수 280%이상 상승하였습니다. 20년간의 주가지수 상승률은 연복리로는 6.8%수준이니 그 후 10년 뒤인 2009년 초부터 10년간의 복리 수익률과 얼추 비슷하군요. 그러고보니 10년 전 즈음, 20년 전 즈음 모두 한국증시가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극단적인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나던 때입니다.

 

 

[한국 증시 20년을 뒤돌아 보니...]

 

 

앞으로 1년, 2년 뒤 증시가 단기적으로 어찌될지는 확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 한국증시는 99년 초와 2009년 초처럼 매우 저평가된 국면에 들어와 있기에 10년 뒤에는 혹은 20년 뒤에는 주가지수가 지금보다는 높은 수준에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사이 한번 정도는 위기도 있을 수 있겠지요? 아마 그런날이 오면 투자자들은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군중심리에 휘둘려 소음 속에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겠지요. 혹은 지금 눈앞에 보이는 상대적으로 강한 투자 대상에 현혹되어 "가즈아!!!"를 외치고 있을 것입니다. (작년 초 가상화폐, 작년 여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말입니다.)

 

이번 2009년에서 2019년 10년 중 지난 1~2년 기간 새로운 교훈을 하나 얻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투자자로서의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0년 전보다, 20년 전보다 현명해진 투자자가 많아졌다고하지만 결국 시장 변동성 속에서 군중심리에 휘둘리는 모습이 과거와 똑같이 나타나는 만인군상을 지난 1~2년 사이 그대로 보았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10년 후에도 사람 투자자들은 똑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10년, 20년 동안 겪었던 경험처럼 묵묵히 원칙을 지켜가며 주식시장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10년 전 블로그 글에 마지막에 던 문구를 남기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증시 관련 에피소드를 계속 블로그에 역사의 흔적처럼 남기려합니다.
그리고 10년뒤에 지금 오늘 처럼 과거 10년을 회상하겠지요..

 

2019년 2월 8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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